(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대형 금융지주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는 이자 이익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핵심 이익이 한몫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높은 대출 성장세 속에 순이자마진(NIM)이 반등한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

이자 이익 확대가 예상돼 연초부터 든든한 기초체력을 등에 업고 시작하게 됐다. 다만, 이 기조가 얼마나 지속할지 불안감이 일부 뒤따르는 모습이다.

3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을 분석한 결과, 전 분기 대비 평균 5.6bp(1bp=0.01%포인트)가 상승했다. 지난해 연중 하락하던 NIM이 반등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NIM이 1.8%대를 기록했고, 나머지 금융지주들도 모두 1.6%를 넘겼다.





금융지주들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의 NIM 역시 같은 행보다. 은행들의 NIM은 한 분기 만에 평균 5.4bp가 올랐다. 그룹·은행 NIM이 같은 농협은행을 제외하면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순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분기에 NIM이 8bp나 뛰었다.

코로나19로 저금리가 만연했던 시장금리가 성장률 회복,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의 영향으로 오른 탓이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가산금리가 덧붙은 것도 변수가 됐다.

대출 수익성에 성장세가 동반됐다.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원화대출금이 올해 들어 2% 이상 증가했다. 농협은행이 2.6%,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2.5%, 하나은행은 2.1% 늘었다. 이 속도대로면 연간 8% 이상에서 두 자릿수 대까지 노려볼 만하다. 국민은행은 대출 성장세가 0.4%로 다소 미미했다.

대체로 기업 대출 증가율이 가계보다 높았다. 코로나19에서 자금 중개 기능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러한 수요를 등에 업고 수익성이 개선됐으니, 체력은 한층 더 올라갔다. 전년과 비교하면 그룹 이자 이익이 KB금융은 12.5%, 신한금융 5.7%, 하나금융 10.2%, 우리금융 10.7%, 농협금융 5.9% 많아졌다.

전반적으로 은행 실적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충당금 적립 등 코로나19 대출 부실을 잘 대비하고 있고,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파른 이자 이익 증가세가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출금리 하락세가 멈추면서 조달금리 하락 효과가 NIM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면 NIM 개선세는 2분기로 일단락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은행 관계자는 "정치권을 비롯해 예대금리차를 줄이라는 압박이 상당하고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도 성장세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자 이익 외 수익을 다변화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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