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 주식시장에서 고공행진하던 기술주가 최근 추락하고 있다. 조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가 꺾이면서다.

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냅·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트위터·핀터레스트·펠로톤인터랙티브·질로우 그룹·비욘드미트·스티치픽스 등의 주가는 지난 3개월간 30% 넘게 폭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0.2% 떨어진 것에 비해 하락 폭이 훨씬 더 크다.

WSJ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종목 대다수는 기술과 혁신에 얽힌 기업들"이라며 "여기에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가 재편되면서 급등했던 종목과 최근 미 경제가 재개한 상황에서 너무 비싸 보이게 된 종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첫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도 이들 기업은 평균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S&P500 지수는 1.2% 떨어져 장을 마쳤다. 스티치픽스와 핀터레스트 주가는 각각 9.4%, 6.9%나 밀렸다. 줌은 6.5%, 비욘드미트는 5.7% 내렸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초 코로나19 대유행의 시작으로 '제로 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주가가 치솟았던 곳들이다.

펠로톤과 줌의 주가는 지난해 400% 안팎 폭등했으며, 핀터레스트는 약 250% 뛰었다. 같은 기간 스냅 주가는 약 3배 상승했다.

그러나 고공 행진하던 기술주의 최근 급락은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위험을 부각하고 있다.

개별적인 사업 전개와 전망을 넘어 '혁신'으로 묶인 종목들은 보통 금리가 낮은 환경에서 인기가 높고, 금리 상승기에 취약한 경향이 있다.

이들 기업 대다수는 높은 주가를 정당화하기 위해 미래 성장 가능성에 의존하는데, 금리 상승기에 미래현금흐름은 현재 주식 가치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 최근 몇몇 기술 기업의 실적은 투자자들이 주저할 여지를 주기도 했다.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트위터와 질로우, 펠로톤, 비욘드 미트, 스냅 등은 분기 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또 핀터레스트는 최근 월가 예상보다 적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발표했다. 스냅은 애플의 앱스토어 개인정보 보호 규정이 변경됨에 따라 이번 분기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욘드 미트는 4분기에 시장 예상보다 낮은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으며, 줌도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질로우는 예기치 않게 핵심 사업인 '홈플리핑(home-flipping)'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홈플리핑은 주택을 구매한 뒤 수리, 개조해 매각하는 사업을 말한다.

반면,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리가 오르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등 빅테크가 주도 중인 전반적인 상승장에 즉각적인 위협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기업의 현금 유동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AXS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바석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은 낮은 금리로 대출에 나설 필요가 없다. 그들은 막대한 현금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다"면서 "금리 상승에도 빅테크들은 영향을 훨씬 덜 받는다"고 말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탈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하트필드 최고경영자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안목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가 높은 분별력 있는 시장에서는 과대평가되고 수익성이 없으며 적자를 보는 회사들이 형편없는 실적을 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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