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호주를 국빈 방문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방역상황이 엄중해진 가운데 진행된 외교 일정에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15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캔버라와 시드니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지난 13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고, 데이비드 헐리 호주 총독을 만났다. 전날 마가렛 비즐리 뉴사우스웨일스주(州) 총독, 도미닉 페로테 주총리와 회동한 뒤,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했다.

앞서 청와대는 정부의 국정 최우선 순위는 코로나 대응이지만 경제 회복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라면서 호주 방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핵심광물 등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미래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경제회복과 미래 먹거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호주 방문의 경제적 성과는 공급망과 탄소중립, 방위산업으로 요약된다.

이번 일정을 계기로 한국과 호주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면 정부, 기업, 금융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한-호주 핵심광물 협력 대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이 열린다.

핵심광물은 전기차,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항공 등 미래 전략 산업의 필수 소재다. 희토류와 니켈, 리튬, 코발트, 티타늄, 망간 등 핵심광물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원 부국인 호주는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다.

매장량과 생산량 모두 상위권인 호주는 정부 차원에서 투자와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핵심광물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 호주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필요한 대응이다.

현재 한국은 호주에 세 번째로 큰 광물 수출시장이고, 한국은 호주로부터 전체 광물의 절반을 수입한다. 양국 교역액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4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광물의 비중이 45%에 달한다.

문 대통령은 호주의 핵심광물 관련 기업인들이 참여한 간담회에서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에 박차를 가해 광물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양국이 협력하면 공급망 안정과 탄소중립을 앞당기고 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협력 강화도 성과로 꼽힌다. 양국은 지난 13일 탄소중립기술 이행계획 및 청정수소경제 협력 MOU에 서명했다. 지난 10월 발표된 양국 '탄소중립기술 파트너십'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한국과 호주는 수소 공급망, 저탄소 철강, CCUS(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호주처럼 수소 공급 잠재력이 큰 국가와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저탄소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호주는 태양광 발전에 유리한 자연환경과 풍부한 천연가스 자원을 바탕으로 그린 수소, 블루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수소차, 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산업에 강점이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청정수소 생산, 활용 부분에서 양국 기업이 협력하기 시작했다"며 "호주 퀸즈랜드 지역에 수소사업 추진을 위한 자회사를 세운 국내 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호주 방문 중 K-9 자주포 수출 소식도 전해졌다. 호주 육군은 K-9 자주포를 도입하기로 하고 지난 13일 한화디펜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가 공급될 예정으로 수출액은 1조900억원 규모다.

지난 2010년경 수출 논의가 시작됐으나 중단됐고 2019년 논의를 재개해 이번에 결실을 봤다. 호주는 K-9을 운용하게 된 세계 8번째 국가가 됐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에 자주포 생산시설을 건립해 현지에서 생산과 납품을 할 계획이다. 일자리 300여개가 창출될 예정으로 질롱시는 군수 혁신도시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과 호주는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MOU도 체결했다. 방산협력 공동위원회가 정례적으로 열리고 방산 수출을 위한 협력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호주의 관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가운데 공급망과 탄소중립, 방산 관련 성과 외에도 양국은 우주협력 MOU를 체결했다.

문 대통령은 SNS 메시지를 통해 "광물과 희토류 공급망 협력과 방산협력을 위해 호주를 방문했다. 탄소중립 기술을 나누고 수소 협력, 우주 개발도 함께할 것"이라며 "양국이 코로나와 기후위기, 공급망 불안을 극복하고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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