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전날 발언과 국채금리 상승 움직임을 소화하며 상승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했고, 달러화 가치는 일본 엔화에 대해 가파른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대표적 캐리 통화인 엔화는 6년 만에 120엔대를 기록했다. 연준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은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차별화 행보를 강화하면서다.

뉴욕 유가는 전날 급등세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에 소폭 하락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글로벌 금융시장을 바짝 긴장시켰다. 파월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이 "신속하게(expeditiously)"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파월 의장은 "연방기금 금리를 한 번이나 여러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보다 더 많이 인상함으로써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 낸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다른 연준 위원의 발언도 이어졌다.

연준의 대표적 매파 위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이날 TV 인터뷰에서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빠른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 금리를 3%까지 올릴 경우 이는 "약간 제약적인 수준(mildly restrictive)일 것"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둘기파로 평가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완화적 정책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데일리 총재는 이날 해밀턴 프로젝트가 후원한 화상 대담에서 "완화 정책을 거둬들일 시기"라며 "이는 (연방기금 금리를) 중립 범위로 올리고, 중립 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가야 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데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내려오도록 하기 위해 긴축하고 경제를 다소 제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파월 발언을 고려해 연준이 5월과 6월 회의에서 각각 기준 리를 50bp씩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에는 두 회의에서 모두 25bp 인상을 예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4.47포인트(0.74%) 오른 34,807.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0.43포인트(1.13%) 상승한 4,511.61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70.36포인트(1.95%) 뛴 14,108.82로 장을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같은 소식에 전날 3대 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날은 상승 전환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의 발언에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을 상향했다.

UBS도 보고서에서 "50bp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전날 2.32%를 웃돈 데 이어 이날 2.38%까지 올랐다. 이는 2019년 5월 이후 최고치다.

미 금리 선물 시장도 연준이 5월과 6월 회의에서 각각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을 60% 이상으로 반영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에 있어 "더 빠른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완화책을 제거해야 할 때"라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인플레 기대치를 강하게 고정하기 위해 중립 금리까지, 혹은 그 이상으로 금리를 나아가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추가 제재를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탈리아 상·하원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침략이 27일간 지속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군사 행동을 중단하고 평화를 추구하도록 더 많은 제재, 더 많은 압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P500지수 11개 업종 중에서 에너지 관련 종목만 하락하고, 나머지 10개 종목이 모두 상승했다.

임의소비재와 통신 관련주가 2% 이상 올랐고, 금융과 기술 관련주도 1% 이상 상승했다.

나이키의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분기 실적 발표에 2% 이상 올랐다.

뉴욕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는 회사가 자사주 매입 규모를 25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1% 이상 올랐다.

신원 확인 소프트웨어업체 옥타의 주가는 내부 관리 시스템이 해킹당했다는 소식에 장중 7% 이상 하락했으나 1%대로 낙폭을 줄였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우려에도 시장은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탄탄해 잘 견디고 있다고 분석했다.

US웰스 매니지먼트의 리사 에릭슨은 CNBC에 "주식은 최근 며칠간 괜찮았다"라며 "이는 거시경제의 펀더멘털과 기업들의 기본 실적에 지지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뱅크스 스미스 앤 토마스 자산운용의 웨인 윌뱅크스 공동 창립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성장주의 약간의 반격을 보기 시작했다"라며 "가격이 무너지면서 밸류에이션이 금리 우려를 압도하는 수준까지 훨씬 더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가능성은 36.1%를 기록했다. 50bp 인상 가능성은 63.9%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9포인트(2.51%) 하락한 22.9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 3시 기준보다 8.47bp 급등한 2.37900%를 나타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 3시보다 3.01bp 상승한 2.15370%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7.94bp 오른 2.59710%를 나타냈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 17.8bp에서 22.5bp로 소폭 확대됐다.

수익률 곡선 플래트닝 현상이 전일보다는 완화된 수준이지만, 장단기 수익률 격차는 여전히 경기 침체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이날 채권시장은 계속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 가능성을 반영해갔다.

전일 제롬 파월 의장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콘퍼런스에 참석해 필요할 경우 한 차례나 혹은 여러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61.6%를 기록했다.

주초만 해도 40%대였던 50bp 인상 가능성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일 파월 의장의 발언을 확인한 후 금리 인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연준이 당장 돌아오는 5월과 6월 FOMC에서 50b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봤다.

도이치방크도 연준이 올해 어느 시점에는 50b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치방크는 "전일 파월 의장의 발언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재평가를 이끌었다"며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이 올해 186bp의 추가 인상을 반영하고 있고, 만약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올해 총 200bp 이상의 금리 인상이 단행되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미국의 3월 리치먼드 지역 제조업 지수는 13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치인 1보다 크게 높으며 WSJ 예상치인 3도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미국 연준의 매파적인 태도가 강화하면서 국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시 존스 찰스슈왑 채권 전략가는 "파월은 긴축을 단행하겠다는 메시지와 뉘앙스를 전달하고 있다"며 "연준이 더 공격적, 그리고 빠른 속도로 움직일 경우 채권 수익률 플래트닝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20.76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9.486엔보다 1.281엔(1.07%)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031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149달러보다 0.00161달러(0.15%)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3.20엔을 기록, 전장 131.59엔보다 1.61엔(1.22%)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8.494보다 0.06% 하락한 98.430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안전통화이면서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의 약세가 가팔라졌다. 특히 일본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이달 들어서만 4%나 하락하는 등 급락했다. 엔화 가치는 미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도 한때 9bp 이상 오른 2.384%에 거래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준의 매파적 행보에도 BOJ가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고수하는 데 따른 정책 차별화는 엔화의 캐리 수요로 이어졌다. 엔화 매도를 의미하는 캐리 수요가 유입되면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21.030엔을 기록하는 등 6년 만에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치솟는 국제유가도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입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경상수지 악화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6센트(0.3%) 떨어진 배럴당 111.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하루 만에 7% 급등했던 WTI 가격은 이날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약세를 보였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 등으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을 반영하는 페드워치는 연준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61.6%로 반영했다. 주초까지는 해당 가능성이 40%대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제한적인 파괴력을 지닌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웨스턴 유니언 비즈니스 솔루션의 분석가인 조 마님보는 "달러의 경우, 연준의 점점 더 매파적인 긴축 기조로 지지가 되고 있지만, 정점을 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험 선호 심리가 그것과 관련이 있으며, 주가가 상승하면서 달러의 강세를 누그러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대화은행(UOB) 분석가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모두 일본 엔화에 악재다"고 진단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6센트(0.3%) 떨어진 배럴당 111.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전날 하루 만에 7% 급등했으며,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이날 약세를 보였다.

4월물은 이날이 만기로, 다음날부터 근월물이 되는 5월물 WTI 가격은 70센트(0.6%) 하락한 배럴당 109.2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나, EU 당국이 유럽 내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유가 오름폭이 제한됐다.

CNBC는 이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EU가 당장 러시아의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EU의 소수 국가만이 (원유 금수 조치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원유 금수 조치에 대한) 논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더 극악한 행동을 단행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이번 주에 관련된 결정은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이것이 정말로 일어날지 아닐지는 불분명하다"라며 (다만) "이러한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해 유럽 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지난해 4분기 기준 하루 400만 배럴가량에 가까운 원유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추가로 러시아로부터 디젤 및 휘발유를 하루 57만 배럴 수입한다며, 만약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면, 다른 곳에서 하루 최대 450만 배럴가량의 원유 및 원유 관련 상품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를 크게 올리지 않고는 사실상 이런 일은 불가능하다"라며 "시장도 현재 이와 같은 상황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 유가 폭등은 자국 탓이 아니라면서 공급을 확대할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사우디 외무부 관리는 전날 국영 SPA 통신을 통해 세계 원유 시장 불안은 예멘 반군의 악의적인 공격 때문이며 사우디는 가격 불안에 대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시설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고, 이후 사우디 당국이 해당 공격으로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대규모 증산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번 외무부 관리의 발언은 이에 여전히 부정적임을 시사했다.

ysyoon@yna.co.kr

(끝)





뉴욕채권 기사의 시세는 현지 시간 오후 3시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마감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뉴욕채권 마감가는 오전 7시30분 송고되는 '[美 국채금리 전산장 마감가]' 기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6시 0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