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Q. 한국 방산 수출 다음 주역은?
[기자]
전차와 자주포에 이어서 한국형 군함(K-군함)이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1987년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지난 36년간 수주한 국가가 11개국에 이르고 총 24척의 함정을 수주했습니다. HD현대(전 현대중공업)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필리핀에 2천600톤(t)급 호위함 2척을 수출했습니다. 연달아 2021년에도 필리핀과 3천100t급 초계함 2척을 수출하는 계약을 따냈습니다. 이어서 작년에 2천200t급 원해경비함 6척을 수주한 성과도 있습니다. HD현대 경쟁사인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은 2017년에서 2021년 사이 인도네시아에 1천400t급 잠수함 3척을 수출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잠수함 사업의 경우 우리나라에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전수해준 독일을 제치고 따낸 것이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함정 종주국인 영국을 포함해 노르웨이, 베네수엘라, 뉴질랜드 등에 군수지원함을 수출하는 업적도 세웠습니다.


[앵커]
Q. 외신도 칭송한 한국형 군함?
[기자]
미국 CNN이 지난달 한국 군함과 관련해 기획 보도를 했는데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사 서두에 배치한 사진을 두고 "이들은 세계 최고의 군함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미국산이 아니다"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들'은 사진 속 세종대왕함을 포함한 한국형 군함을 가리킵니다. CNN은 해당 보도에서 "중국 해군은 세계 최대 규모로 미국에 대한 수적 우위가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 함대를 따라잡을 방법의 하나로 한국 군함 도입을 거론한 것입니다. CNN은 우리 해군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세계 최고 함정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앵커]
Q. 한국형 군함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기자]
성능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습니다. CNN은 "한국과 일본의 동맹국은 해양에서 가장 높은 사양과 저렴한 해군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에서 선박을 구매하거나 이들 조선소에서 미국 설계 선박을 건조하는 것은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비용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CNN은 특히 중국 해군이 운영하는 차세대 수상전투함 Type 055와 세종대왕함을 비교했습니다. Type 055는 최대 1만2천t급에 달하는 초대형 구축함으로 동아시아 파워게임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됩니다. 이 때문에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큰 위협으로 여겨집니다. CNN은 "중국 Type 055가 한국 세종대왕급 구축함과 대등할 수 있다는 분석을 일부 서방 전문가들이 내놨다"고 밝혔습니다. 세종대왕함이 Type 055보다 크기는 약간 작지만 128개의 수직발사장치(VLS) 셀과 지대공, 대잠수함, 순항 미사일 등을 포함한 무기로 더 많은 화력을 갖췄다는 설명입니다. CNN은 또 한국군사학회 설명을 인용해 "중국은 선박의 질보다 양과 가격 경쟁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Q. 수출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기자]
미국을 대상으로 함정을 건조해 수출하려면 법적인 장애물을 넘어야 합니다. 미국 존스 법은 안보를 이유로 미국이 외국에서 건조한 함정을 구매하거나 혹은 해외에서 함정을 건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외신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CNN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추후 있을지 모를 중국과의 해상 전투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재고해야 할 때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Q. 우리나라 보유 군함 전력은?
[기자]
최초의 국산 이지스함인 세종대왕급에 이어 현재 차세대 이지스함인 정조대왕급이 건조되고 있습니다. 이지스함은 '이지스'라는 전투체계를 탑재한 구축함입니다.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사용하던 방패 이름이고 구축함은 쉽게 말해 잠수함 잡는 배입니다. 이지스함은 현존하는 함정 가운데 방어력이 가장 뛰어나 '꿈의 함정' 혹은 '신의 방패'라고도 불립니다. 해군은 구축함 함명으로 국민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이나 국난 극복에 기여한 호국 인물의 이름을 차용하는데 앞서 건조한 7천600t급 함정명으로는 세종대왕이 선정됐습니다. 7천600t급 다시 말해 세종대왕급 중에서도 제1번 함은 세종대왕함이고, 세종대왕급 중 2번 함은 율곡이이함, 3번 함은 서애류성룡함으로 함명이 정해졌습니다. 국산 1호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2004년 9월 옛 현대중공업이 건조를 시작해 2007년 5월에 진수됐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일본·스페인·노르웨이에 이어 5번째 이지스함 보유국이 됐습니다. 세종대왕함은 미국의 주력 이지스함인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나 일본의 최신형 아타고급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성능도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을 제외하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됩니다. 7천600t급인 세종대왕급에서 조금 더 진화한 8천200t급도 건조되고 있는데, 차세대 이지스함 함명으로는 정조대왕이 선정됐습니다. 정조대왕급 1~3번 함 모두 HD현대가 건조를 맡았습니다. 정조대왕급 1번 함인 정조대왕함은 작년 7월에 진수됐고 2024년 말 해군에 인도될 계획입니다.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건조됐습니다. 2번 함은 이달 초 착공에 들어갔고 3번 함은 내년 11월 착공 예정입니다. 정조대왕급은 기존 세종대왕급과 비교해 탄도탄 요격 능력이 추가되고 대잠 작전 수행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예정입니다.


[앵커]
Q. 조선업계 사업 수주전도 치열?
[기자]
현대중공업에서 개명한 HD현대와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탄생한 한화오션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해군 차기 호위함 건조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섭니다. 호위함은 통상 3천t급 이하로 이지스함 등 구축함보다 규모가 작은 함정입니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호위함으로 분류되는 울산급, 그중에서도 배치3의 5~6번 함을 건조하는 함정 입찰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번 입찰이 HD현대와 한화오션이 맞붙는 첫 군함 수주전인 만큼 자존심 대결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두 회사는 얼마 전 사업장 현장 실사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과는 이달 중순쯤 발표될 예정입니다.


[앵커]
Q. 수주전 예상 승자는?
[기자]
HD현대와 한화오션 모두 경쟁력과 리스크를 동시에 갖고 있어 예측이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HD현대는 울산급 배치3 1번 함을 설계하고 건조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차세대 구축함 설계 도면을 은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어 감점됐습니다. 한화오션은 울산급 배치3를 건조해본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힙니다. 다만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를 장착하는 등 기술력 측면에서 그룹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전에서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고 전해집니다. 과거 배치3 후속 함 수주를 모두 놓쳤던 만큼 이번 수주전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입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이민재 기자)

mjlee@yna.co.kr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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