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구온난화와 탄소 중립. 글로벌 화두인데요.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선박 업계에서도 환경 규제 바람이 불고 있다고요.
[기자]
선박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화석연료를 주로 쓰는데요. 벙커C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은 많은 대기 오염 물질을 배출합니다. 일반적으로 대형 상선 1척이 자동차 100대와 동일한 양의 오염물질을 내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UN 산하 국제해사기구. IMO에서는 선박 배기가스에 대한 오염물질 배출 규제를 도입했는데요. 모든 선박의 배기가스 황산화물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낮출 것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탈탄소와 관련해서 IMO 회원국들은 이달, 2050년까지 국제 해운 부문에서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온실가스를 2008년 총배출량 대비 2030년까지 최소 20%, 2040년까지 최소 70%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2018년도에 IMO가 합의한 것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50% 감축이었는데, 규제가 100%로 더욱 강화한 것입니다.


[앵커]
이제 바다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배를 운항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친환경 선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탄소 배출 규제가 갈수록 강화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은 신규 선박을 도입할 때 친환경 선박을 살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죠.
이와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은 2020년부터 2030년을 LNG 추진선 도입기, 2030~2040년을 무탄소 선박 도입기, 2040~2050년을 무탄소 선박 확장기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친환경 선박 개발과 발주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벌 선사의 친환경 수요 증가에 조선사들은 친환경 연료 추진선 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상선 중 가장 빠른 운항 속도를 자랑하는 컨테이너선은 상대적으로 많은 배기가스를 배출하거든요. 이에 컨테이너선을 운항할 수밖에 없는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 도입에 적극적입니다.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도입 전략을 보면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데요. 글로벌 1위 해운사 MSC는 LNG, 메탄올, 연료전지. 2위 머스크는 바이오디젤과 메탄올, 암모니아 기반의 친환경 선박 운항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이에 향후 관련 선박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국내 해운사 중에는 HMM이 메탄올 추진선 9척을 발주하며 친환경 선대 구축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글로벌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에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듯 합니다. 그러면 대표적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LNG추진선. 왜 선사들이 많이 택할까요.
[기자]
LNG추진선은 여전히 화석연료인 LNG를 연료로 쓰기 때문에 과도기적 친환경 선박으로 꼽힙니다.

LNG추진선은 기존 연료에 비해 아황산가스 90%, 이산화탄소 20%, 질소산화물 80% 저감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친환경 연료에 비해 이미 기술적으로 발전했고, 상용화가 많이 됐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아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LNG추진선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LNG추진선은 2030년에는 약 4천척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LNG 추진선은 LNG를 영하 163도 이하에서 액체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연료 탱크를 장착해야 하고, 화재 안전성이 낮다는 점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보입니다.

[앵커]
LNG선이 이제 친환경 선박 중에서는 주류로 자리잡은 것 같은데요. LNG이외에 메탄올을 연료로 쓰는 친환경 선박도 등장했다고요.
[기자]
최근에는 알코올 중 하나인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선박들도 바다를 누비고 있습니다.

극저온으로 보관 절차가 복잡하고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LNG와 다르게, 메탄올은 상온에서도 액체 상태로 자유롭게 저장하고 운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연료 유출 시에도 메탄올은 물에 빠르게 녹아 해양 오염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글로벌 메이저 선사 머스크는 컨테이너선에 가장 적합한 저탄소 연료로 메탄올을 선택하고, 2040년까지 메탄올 추진선을 꾸준히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 제로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최근 발주를 서두르는 모습입니다.

[앵커]
메탄올도 친환경 추진선의 연료로 쓰이는 점이 특이한데요. 이외에 다양한 연료들이 친환경 선박에 사용된다고요.
[기자]
암모니아의 경우 수소처럼 연소 시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특성을 보유하고요.수소에 비해 제조와 저장, 수송에 필요한 과정이 단순해 경제성도 뛰어납니다.

또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환기성이 좋고 무색이며, 자극적인 냄새를 풍겨 누출 시 곧바로 알 수 있습니다.

가솔린에 비해 폭발 가능성도 낮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에너지원으로 꼽힙니다. 이 같은 장점으로 암모니아는 LNG, 메탄올을 이어 무탄소 선박을 실현할 차세대 선박 연료로 거론되고 있고요. 주요 조선사들은 관련 기업들과 협력해 상용화를 준비 중입니다.

다만, 암모니아는 독성과 부식성이 강해 선박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준 마련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 암모니아 선박 연료인 액화 암모니아는 디젤보다 무겁고 부피가 약 2.74배 커서, 기존 화석 연료 대비 약 4.1배 큰 연료 탱크가 필요한 것은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암모니아 이외에도 수소 추진선과 소형원자로를 이용한 원자력추진선. 바이오 연료를 이용한 바이오추진선 등이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바야흐로 친환경 선박 시대가 도래한 듯 합니다. 우리나라 조선사들도 친환경 선박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요.
[기자]
국내 조선사들은 세계 최고의 친환경 선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엔진 생산부터 선박 제조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친환경 선박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별도의 엔진사업부를 보유하고 있고요. LNG와 에탄, LPG, 메탄올, 수소 등 최첨단 친환경 엔진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STX중공업을 인수했는데요. 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과 조선기자재 사업이 주력분야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기술을 접목해 친환경 엔진 수요에 부응하고, 선박엔진 스펙트럼을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한화오션도 암모니아와 메탄올 선박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고요. 선박 엔진 제조사 HSD엔진도 인수해, 엔진 사업을 자체 보유하게 됐습니다.

HSD엔진은 중대형 엔진 제조업체고요. 이를 바탕으로 한화오션은 친환경 선박용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 연료전지 추진 LNG운반선을 개발했고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원자력 추진선 설계 연구도 추진 중입니다.

이에 글로벌 친환경 선박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빅3 조선사들은 쏟아지는 친환경 선박들을 공격적으로 수주했습니다.

이로 인해 삼성중공업은 4.1년, HD현대중공업은 3.5년, 한화오션은 3.5년의 일감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국내 빅3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선별적으로 선박 수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단일 규모로 역대 최대인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약 4조원에 수주하는 낭보도 전해졌습니다.

[앵커]
우리나라가 친환경 선박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쟁사인 중국도 친환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요.
[기자]
우리나라와 조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도 친환경 선박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조선사들은 짧은 인도기간과 낮은 배 가격을 앞세워서 친환경 선박 수주를 본격하고 있고요.
글로벌 선사 머스크는 중국 조선사에 최초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발주를 맡기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또 국가 전략 차원에서 조선과 해운산업을 육성 중이고요.
이를 위해 ICBC 등 국영은행들이 주도적으로 선박 금융을 지원하고, 자국 조선사에 선박발주를 유도하며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중국이 친환경 선박 엔진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해서 우리나라 업체에 엔진을 납품받아 선박을 건조하는 경우가 대다수고요.
우리나라 조선사들도 친환경 선박 기술의 초격차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만큼 세계 최초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과 우리나라와의 조선 경쟁이 치열해지는 듯 합니다.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우리나라 해양수산부는 글로벌 탄소 중립을 이행을 위한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 전략'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이 전략은 친환경 해운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산업 여건을 개선하고, 친환경 기술과 미래 연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는데요.
LNG, 하이브리드 등 저탄소 선박 기술의 고도화 및 국산화를 지원하고, 암모니아 추진설비, 수소연료전지 등 무탄소 원천기술개발도 지원합니다.

친환경연료 선박 건조 자금도 지원하고요, 무탄소 연료 공급망도 구축합니다.

특히 해운산업 투자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최대 4조5천억원 규모의 공공기금을 조성해 지원에 나설 예정이고요.
또한 최대 1조 원 규모의 해운산업 위기 대응 펀드를 신설해 중소·중견 선사의 친환경 전환 및 경영 안정화 등에 나설 계획입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홍경표 기자)

kphong@yna.co.kr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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