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챗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AI)이 우리 생활에 한 발 더 가까이 온 것 같은데요. 이 챗GPT는 왜 이렇게 주목받는 걸까요.
[기자]
챗GPT를 실제로 활용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볼수 있는데요. AI가 실생활에 이렇게 밀접하게 파고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챗GPT는 미국의 오픈AI사가 개발해 지난해 11월 공개한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입니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고요.
번역과 대화, 코딩, 문서 작성까지 가능해서 한단계 진화한 AI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챗GPT가 미국 의사면허시험을 통과하고, 와튼MBA 기말시험 학점도 따내서 주목받았고요. 챗GPT는 학습한 방대한 문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거의 완벽한 문법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챗GPT는 일종의 '초거대AI'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초거대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터 자원을 바탕으로, 사람의 뇌 구조를 모방해서 방대한 자료를 스스로 학습하고 해답을 추론하는 AI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AI의 경우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서 해답을 찾는 데 그친다면 초거대 AI는 기존에 없던 답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챗GPT는 초거대AI의 상업적 성공을 상징하는데요. 챗GPT로 인해 초거대AI의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초거대 인공지능의 미래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초거대AI를 위해서는 이에 맞는 기술과 장비가 필요하다고요?
[기자]
초거대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학습과 조 단위의 파라미터가 필요한데요. 이를 위해서는 초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야 합니다. 초거대AI의 데이터 학습에는 기존과 비교할 수 없는 연산량과 고속 데이터 처리 속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또 매개변수라고 불리는 파라미터는 뇌의 학습과 기억, 연산을 담당하는 인간 뇌의 시냅스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시냅스는 우리 두뇌에 있는 신경세포로, 시냅스가 더 많을 수록 더욱 고차원적 사고가 가능합니다. 마찬가지로 파라미터 수가 많을수록 인공지능은 높은 성능을 보이죠. 이로 인해, 인공지능의 성능이 향상될수록 기존 반도체의 성능과 연산방식을 뛰어넘는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앵커]
이제는 AI반도체 기술이 주목을 받을 것 같은데요. AI 반도체라는 건 어떤 건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좀 해주실까요?
[기자]
AI반도체는 학습과 추론 등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의 데이터 처리와 연산을 높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로 실행하는 반도체입니다. 인공지능의 핵심 두뇌 역할을 담당하죠.
AI반도체는 기존 컴퓨터의 CPU보다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됐습니다. 기존 반도체는 주어진 문제를 프로그램대로 순차적으로 처리하는데요. AI반도체는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병렬 처리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AI반도체는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데 최적화된 반도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AI반도체도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AI반도체는 1세대와 2세대, 3세대까지 발전 중입니다. 첫번째로 1세대 AI반도체는 우리에 익숙한 CPU와 GPU를 들 수 있는데요. 범용성과 낮은 가격, 검증된 기술 등이 장점입니다. 2세대 반도체는 에프피지에이(FPGA)와 에이식(ASIC)이 있습니다.

FPGA는 하드웨어를 바꾸지 않고 프로그래밍을 이용해 사용자 설계에 맞게 구현하는 반도체입니다. 코어의 구조를 원하는대로 프로그래밍하는 것이 가능하죠. 이에 높은 유연성으로 인해서 최근 인공지능 구현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2세대 AI반도체인 ASIC은 금융이나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 특정 용도를 위해 제작되는 주문형 반도체인데요. 대표적으로 NPU. 신경망처리장치가 있습니다. 특화됐기에 속도가 빠르고 소비 전력이 작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3세대 반도체는 '뉴로모픽'으로, 전통적인 반도체 구조를 벗어나 인간의 뇌를 모방했습니다. 연산, 데이터 저장, 통신 기능을 융합해, AI반도체 중 가장 높은 연산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보이는 가장 진화한 형태의 기술입니다.

초기 AI반도체로 GPU 기반의 하드웨어가 시장을 이끌었으나, 향후 AI반도체의 중심은 ASIC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입니다. 뉴로모픽은 저전력과 고속데이터 처리로 학습과 추론, 데이터센터 등 전 영역에서 활용이 기대되나, 기술의 성숙도와 본격적 상용화 시기가 관건입니다.


[앵커]
AI반도체의 종류도 다양한 것 같은데, AI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AI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기존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사업자, 테슬라, 애플 등 다양한 빅테크 기업들도 AI반도체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구글과 아마존 등 반도체 사업을 하지 않던 다수 기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자신의 응용분야에 특화한 AI반도체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널리 퍼지면서 AI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이고요. 시스템 반도체 시장 중 3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AI반도체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혁신적 아이디어들이 필요함에 따라, 뛰어난 설계 능력을 가진 전세계 많은 스타트업들도 진출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현재 1세대 AI반도체인 GPU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95%의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요. 전통적인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인텔과 AMD가 추격하는 구도입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은 AI반도체 중에서도 특히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라고요.
[기자]
우리나라는 아시다시피 전통적 반도체 강국이잖아요. 주로 디램 등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나타냈고요. 비메모리 반도체인 GPU 등은 엔비디아 등이 선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1세대 이외에 차세대 AI반도체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2세대 AI반도체인 FPGA에서는 시장의 56%를 점유하던 자일링스를 인수한 AMD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요. 알테라를 인수한 인텔도 경쟁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기업 SK텔레콤도 FPGA AI반도체를 개발하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는데요. SK텔레콤은 GPU대비 1.5배 빠른 연산속도와 80%에 불과한 전력을 사용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사피온'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또다른 2세대 반도체인 ASIC은 인공지능 연산에 맞게 설계한 신경망처리장치. NPU를 중심으로 구글과 테슬라, 아마존, ARM, 인텔 등 많은 글로벌 기업이 개발 중입니다. 삼성전자도 '반도체비전 2030'의 일환으로 NPU 관련 기술을 연구 중입니다.

3세대 반도체 뉴로모픽은 빠른 속도로 기술 혁신이 진행되면서 인텔과 IBM, 퀄컴이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요, 국내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뛰어들었습니다. 인텔은 검색과 연산 처리 능력이 기존 CPU보다 1천배, 전송 속도는 100배 이상 빠른 '로이히' 반도체를 선보였고요,
또 1세대 칩보다 50% 면적에 연산능력이 10배 향상된 '로이히2'도 발표하며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뉴로모픽 분야 특허 신청 상위권에 위치하는 등 국내에서도 차세대 AI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경쟁이 정말 치열해 보이는데요. 인공지능 도입이 확대되면 AI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시장도 커지는 것 아닌가요?
[기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외 IT기업이 본격적으로 초거대 AI 경쟁에 나서면서,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 시장 확장도 기대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투자하고 검색엔진과 클라우드서비스에 챗GPT를 탑재하고 있고요. 구글은 워크페이스 생산성 제품군에 AI를 통합합니다. 바이두는 AI인 어니봇을 공개했고요. 네이버는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카카오는 한국형 AI 챗봇 서비스인 다다음을 출시했습니다.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 시장이 커지면 안정적 AI 학습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고성능데이터 센터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고성능 고대역 메모리인 HBM, 고용량 서버용 메모리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위탁형 메모리 생산 기업. 파운드리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AI 보급에 따른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확장도 기대됩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홍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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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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