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6일 서울 채권시장은 국제유가 상승 여파에 외국인을 주시하며 신중한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는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14달러(1.3%) 상승한 배럴당 86.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은 장 중 한때 90달러를 웃돌면서 주목받았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연말까지 자발적 감산을 이어갔다고 밝히면서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러시아도 하루 30만배럴의 석유 수출 규모 축소를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뉴욕 채권시장이 통화 긴축에 따른 수요 둔화에 안도하던 사이 덜 주목을 받았던 공급자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치솟은 셈이다.

전일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8.74bp 급등해 4.9576%, 10년물은 7.31bp 올라 4.2588%를 나타냈다.

미국 달러화 강세도 함께 왔다. 신흥국 등이 최근 얌전한 달러 움직임에 안도했지만,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 셈이다. 외환시장 민감도는 다소 높아질 수 있다.

주인공인 유가를 기준으로 보면 과거에는 유가 상승이 미국 달러화와 반대 방향을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최근엔 동조성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원유와 에너지 순수출국 지위를 확보하면서 유가 상승은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BIS, The changing nexus between commodity prices and the dollar: causes and implications 참조).

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유가가 당장 미국 인플레이션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로 쏠리고 있다.

관련 연구 결과를 찾아보면 당장 통화정책 경로를 변경할 수준의 재료는 아니란 평가에 힘이 실린다.

댈러스 연은이 지난달 공개한 '유가 충격과 인플레이션(Oil Price Shocks and Inflation)'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충격은 미국 헤드라인 인플레를 단기적으로 끌어 올리지만 근원 인플레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기대 인플레를 보더라도 영향은 주로 단기 기대 인플레에 집중됐다. 통화당국자들의 관심 구간 중장기 기대 인플레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가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의 발행 증가도 간과했던 공급측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가장 안전해 보이는 자산이라 하지만, 발행 증가에 따른 한계 조달 비용 상승을 피하기는 어렵다.

수요측 요인에 대해선 최근 내러티브(이야기)가 지속했다. 연준의 시각도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장에선 고용지표 발표 후 11월 인상 기대가 약해졌다. 더는 추가 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 셈이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과 11월 동결 기대는 각각 92%와 55%를 나타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준이사는 "우리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그래서 데이터를 기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8월 고용추세지수(ETI)도 114.71에서 113.02로 내려 고용 둔화 기대를 이어갔다.

이날 시장에 크게 영향을 줄 만한 대내 일정은 예고돼 있지 않다. 2023년 국제통화기금(IMF) 연례 협의 결과는 오후 3시30분 발표된다.

대외 일정으론 호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오전 10시30분 공개되고, 독일 7월 제조업 수주가 오후 3시 발표된다.

수급 요인으론 통안채 2년물(2조8천억 원)과 재정증권 63일물(1조5천억 원) 입찰이 예정돼 있다.

당장 이날 입찰보단 다음 주 월요일(11일)10년물 국고채 입찰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주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머니 듀레이션이 큰 입찰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30.0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30.60원) 대비 1.65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10% 가솔린 가격 상승이 기대인플레 등에 미치는 영향
댈러스연은, 클리블랜드 연은 등

 


클리블랜드 기대인플레이션 추정치, 청색 점선이 유가 쇼크에 따른 기대인플레 영향
댈러스연은, 클리블랜드 연은 등

 


hwroh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4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