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서울 채권시장은 환율과 외국인 추이를 주시하며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 미국 국채 금리는 소폭 올랐다. 2년물과 10년물은 각각 2.10bp와 2.19bp 상승했다. 장중 대략 각각 4.64bp와 2.68bp 수준을 오가며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장 막판 꺾였던 금리 흐름이 아시아장에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국고 10년 입찰을 소화한 터라 시장 부담은 한결 덜 한 상황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소폭(0.25%) 하락해 숨 쉴 틈을 제공했다.

한국은행은 2/4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정오에 발표한다. 8월 이후 국제금융 외환시장 동향도 같은 시간 공개한다. 지난 8월 열렸던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은 장 마감 후인 오후 4시 발표한다

◇ 끝판왕의 등장…왜 지금

찜찜하게 남아 있던 일본은행(BOJ) 우려는 지난 주말 확대됐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확신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도 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다.

여러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시장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 옵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글로벌 긴축기조가 후반부에 들어선 상황에서 타노스가 등장한 셈이다. 타노스는 마블 코믹스가 만드는 만화의 악당이다. '끝판왕'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얼라인어스번스타인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이 먼저 오고, 유럽과 일본 인플레이션이 뒤를 이었다. 이번에도 뒤늦게 일본에서 인플레이션 사이클이 몰아칠 가능성을 경계하는 배경이다.

눈길을 끄는 건 BOJ 총재의 인터뷰 시점이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달 26일 잭슨홀 연설 당시만 해도 기조적 인플레가 2% 목표를 밑돈다며 이것이 통화완화 틀을 유지하는 배경이라고 언급했다.

어떤 요인이 기조 변화에 영향을 준 것일까. 그사이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국제유가의 상승세였다. 달러-엔 환율도 소폭 올랐지만, 변동 폭이 크지는 않았다.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인플레 우려를 자극했을 가능성을 추정해볼 수 있다. 엔화로 표시한 상품 가격은 일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수로도 여겨진다.

정치 측면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고자 인플레 대응에 힘을 쏟을 것이란 전망이다. 엔화 약세에 수입 가격이 높아지면 일본 국민들의 구매력은 축소된다. 이르면 13일 개각 전망이 나오는 등 정치권 변화도 감지된다.

미국 유럽 일본 근원CPI 추이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엔화표시 원자재 가격과 일본 CPI 추이
얼라이언스번스타인

 


◇ BOJ 대응을 두고 엇갈리는 시점

BOJ로부터 촉발된 약세 대응을 두고서는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판단이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저가 매수에 힘을 싣는다. 10년 입찰과 예상치 못한 재료 출현에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됐다는 인식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둔 레인지 장세에서 약세로 쏠린 상황이란 평가다.

일본은행(BOJ)이 말을 흘려 놓고 실제 움직임은 소폭에 그치며 시장을 달랬던 경험도 유념할 부분이다.

다만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다. 수급 상황 등에 국내 기관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대형 재료들을 남겨두고 있어서다. 분기 말과 추석도 보름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오는 21~22일 열리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 결정 회의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남은 상황이다.

노무라증권은 전일 보고서에서 BOJ가 수익률곡선 제어정책(YCC) 등 현재 정책을 유지한 채 포워드가이던스(선제 안내)를 일부 수정할 것으로 봤다.

구체적으론 "필요하면 추가 완화 조치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란 문구를 삭제할 것으로 예상했다.

BOJ가 늦게 움직이는 만큼 더욱 데이터에 의존할 것이라며 실질임금 상승세에 확신을 갖기 위해선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메인 시나리오론 YCC 정책을 내년 10~12월 폐지하고, 마이너스 금리는 2025년부터 없앨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24.0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31.10원) 대비 5.05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BOJ정책 시나리오별 전망
노무라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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