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아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뉴욕 채권시장의 경계감은 한층 강화됐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6.41bp 올라 5.1051%, 10년 금리는 5.52bp 상승했다.

캐나다 물가도 높게 나와 약세 압력을 가했다. 캐나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올라. 전달(3.3%)보다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이날 장중엔 특별한 대내 재료가 없다. 개장 전 한은이 공개한 8월 생산자물가는 0.9% 올라 1년 4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했다. 국제유가 급등과 폭염 등에 따른 영향을 반영했다.

글로벌 지표론 호주 7월 콘퍼런스보드(CB) 경기선행지수(오전 9시30분)와 고용선행지수(오후 1시)가 나온다. 독일과 영국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오후 3시 발표된다.

PPI가 예상보다 치솟으면 오버나잇을 피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약세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단기 자금시장은 여전히 뻑뻑한 상황이다. 최근 시장에 의도치 않게 유동성을 공급했던 청약 자금의 유출입에 따라 변동성은 커질 가능성도 있다.

◇ 연준, B안은 무엇일까

장기 금리 상승은 경제 연착륙 전망과 맞닿아 있다. 기준금리를 그간 대폭 올렸지만, 미국 경제 상황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경기 충격 없이도 고용시장이 식어간다는 증거들도 확인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강한 수준이라 이런 기대가 최종적으로 충족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현 상황에서 당국자들의 판단이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금리를 이토록 올렸는데 경제가 강하다면 생각보다 금융 수준이 긴축적이지 않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추가 긴축은 필요하다. 다만 이는 그간 중앙은행의 노력을 부정하는 결과라 아직 인정하기 힘들다.

고용시장의 긍정적 변화만 지속한다면 현 상황에서 긴축 기조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편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연준 위원들의 의견도 갈린다면 종전 기조에서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편이 저항이 작다.

연준의 과거 의사결정을 엿볼 수 있는 책, '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The lords of easy money)' 등에 따르면 연준은 A,B,C안을 마련해놓고 B안으로 연준 내부 의견을 모으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고 한다.

지역 연은 총재들의 의견은 다르게 나올 수 있지만, 연준 이사 등이 소수 의견을 내면 연준이 분열돼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이번 FOMC에서 공격적인 A안과 보수적인 C안을 제외하고 균형 잡힌 B안이 무엇일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 통념과 다르게 매파적이란 시각도 있다. 사모펀드에 몸담으면서 CLO의 위험성과 중앙은행이 보내는 신호의 중요성을 체감했다는 것이다. 이번 FOMC에서 신중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한편으론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 커졌던 중립금리 공포가 소환될 가능성도 있다. 점도표의 장기 금리 전망치에서 얼마나 많은 위원이 금리 수준을 올려 잡았는지에 따라 약세 압력은 커질 수 있다.

여러모로 전일 장기 금리 상승이 신경 쓰이는 시점이다.

장기 금리 전망 등을 담은 점도표
6월 FOMC 경제전망

 


◇ IMF가 전한 7가지 인플레 사실

유가까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인플레의 2막이 열릴지 몰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긍정적 고용 지표 등에 따른 시장 분위기를 따라가면서도 한편으론 불안감이 상존하는 셈이다.

지난 15일 공개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도 참고할만한 자료다. IMF는 지난 1970년 이후 56개국에 걸쳐 일어났던 100개 인플레이션 쇼크 사례를 분석했다. 여기서 대략 7가지 사실을 도출했다.

결론은 그간 글로벌 중앙은행이 강조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인플레는 생각보다 더 끈질기고 긴축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교훈이다.

"인플레를 해결하지 못한 사례들은 성급히 축배를 든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눈길을 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 긴축 옵션 포기 등을 통해 완화적인 신호를 줄 경우 인플레 대응에 실패할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26.7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3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28.50원) 대비 0.50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100개 인플레 쇼크 사례에서 확인한 7가지 사실
IMF, One Hundred Inflation Shocks: Seven Stylized Facts

 


hwroh3@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5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