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 채권시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국정감사 답변을 주시하며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단기물 중심으로 뉴욕 채권시장의 강세 압력이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전 거래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5.54bp, 10년 국채 금리는 6.23bp 하락했다. 서울 채권시장 마감 당시 미 국채 금리와 비교하면 10년물은 0.6bp 수준, 2년물은 3bp정도 낮은 수준이다.

수급상으론 국고 5년 입찰이 1조4천억 원 규모로 예정돼 있다. 채권시장의 온도를 알 수 있는 5년 입찰에서 어느 정도 강세가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 한은 국감 주시…연준 관계자 발언은 고금리 장기화 뒷받침

금통위를 소화한 후 공개 발언에 나서는 한은 총재의 입도 주시할 재료다. 선진국 대비 인플레 경로가 낙관적인 점, 향후 행보를 두고 유연성을 확보하자는 의견이 금통위에서 나온 점을 고려하면 일부 발언이 도비시하게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전체 의견을 종합해 전달해야 하는 금통위 기자 간담회보다는 총재 개인 견해가 녹아들 여지도 있다.

전 거래일 나온 연준 관계자 발언은 채권시장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을 뒷받침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금리인하 시기를 묻는 말에 "2%에 정말 가까워지면"이라며 "그래서 2024년 말이라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연은의 패트릭 하커 총재도 금리 인하는 나중의 이야기이고 지금 고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물가 및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시장이 강해질 토대를 제공하진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1일 예정된 FOMC 내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전해질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한다고 확신하기엔 소비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향후에도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 美 통화긴축 효과는 왜 아직도?…지역 연은 분석 보고서

대다수 연준 위원은 통화정책이 긴축 수준이고 효과를 내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플레 제어에 충분한지 확신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기준금리를 대폭 올렸음에도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을 두고 내부에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은 2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통화긴축 영향이 크지 않은 이유를 두고 고용시장의 공급 부족을 지목했다.

금리에 민감한 주택판매, 시설투자, 중고차 거래 등엔 통화 긴축이 영향을 줬지만, 실업률과 해고율 등 고용시장엔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는 팬더믹 이후 고용공급 부족이 심화한 것과 관련이 깊다고 지적했다. 구인배율(Vacancies to unemployment ratio)은 지난 20년간 1을 밑돌았으나, 팬더믹 이후 빠르게 치솟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첫 번째 차트)

기업들이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기존 직원들을 유지하기 위해 임금을 인상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단 평가다.

문제는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전미자영업 협회(NFIB)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기업은 매출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향후 몇 달간 채용을 늘리고 임금을 인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 (두 번째 차트)

그간 채용에 어려움을 겪은 여파가 나타나는 셈이다. 우선 인력을 확보하고 보자는 '노동 저장(Labor hoarding)'의 행태가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보고서는 고용 공급의 부족이 완화하지 않는다면 '고용 저장'과 채용 인력과 수요자간의 미스매칭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 시대에 필요한 물건을 미리 사놓는 게 유리한 것처럼 채용도 가능할 때 해놓자는 심리가 형성된 셈이다. 향후 기업 존립을 위협할 정도로 통화긴축 효과가 거칠어질지가 관건으로 판단된다.

변수는 장기 금리 상승세다. 시장 일부에서는 최근 장기 금리 상승이 두세 차례 금리 인상 효과와 맞먹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48.0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2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52.40원) 대비 2.20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구인배율 추이
캔자스시티 연은 등

 


향후 경기와 임금 관련 전망
캔자스시티연은, NFIB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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