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과 한국 경제 성장률 수치를 주시하며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 채권시장 분위기를 이어가며 장기 중심으로 약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강화됐던 커브 플랫 압력은 지표 호조에 후퇴할 수 있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2.65bp 올라 5.1452%, 10년물은 13.52bp 상승해 4.9613%를 나타냈다.

◇ 韓·美 GDP 호조 예상…금리 어떻게 반응할까

미국보다 앞서 발표되는 우리나라의 3분기 성장률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는 전 분기 대비 0.56%, 전년 대비 1.17% 증가율이다.

최근 수출지표가 회복하는 등 반등세가 나타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수치는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하면 금리엔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날 밤 공개되는 미국 경제 성장률을 두고서는 셈법이 더욱 복잡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호조를 예고한 만큼 지표가 견조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은 없다.

다만 얼마나 시장금리에 이러한 전망이 녹아들었는지가 관건이다. 주목도가 높은 예측 모델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GDP나우는 대략 3분기 성장률을 5.4% 수준으로 예상했다.

5.4% 수준 정도는 채권시장도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경기가 이후 꺾인다고 판단한다면 지표 발표 직후를 금리 고점으로 보고 분할 매수하려는 시도도 있을 수 있다.

다만 경제 구조 변화 가능성 등 시장에 강화된 내러티브(이야기)와 헤지펀드의 누적된 숏포지션 등을 고려하면 추가로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 국채 수요 기반에 의구심이 커지는 데다 통화정책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는 기대보다 두려움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 캐나다 통화정책 회의…FOMC 예고편

전일 캐나다 중앙은행(BOC)의 통화정책 회의는 다음 달 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예고편으로 판단된다. BOC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양적 긴축(QT)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티프 매컬럼 BOC 총재는 그간 통화 긴축이 상품과 서비스의 물가 압력을 완화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높은 에너지 가격과 기조적인 인플레의 지속성이 진전을 느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다(We've made a lot of progress, but we're not there yet)"며 인플레 압력이 지속하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BOC 결정을 소화하면서 캐나다 10년 국채 금리는 11.33bp 급등했다. 2년물(1.81bp)보다 장기 금리의 상승 폭이 컸다. 고금리 장기화의 충격이 장기 구간에 더욱 크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 부자가 된 가계…초과 저축 소진론에 대한 반론

초과 저축이 소진되고, 가계 소비가 둔화할 것이란 분석에 이견을 제기하는 시장 참가자는 거의 없다. 팬더믹 당시 정부 보조금에 쌓였던 초과 저축이 최근 강한 경제의 주요인이었는데, 거의 고갈됐다는 것이다. 통화긴축까지 점차 효과를 내면서 향후 미국 경제 둔화는 피할 수 없다는 논리다.

다만 자산 측면에서는 새로운 시각도 제기된다. 통화긴축에 따른 고금리에 누군가는 더 자산이 늘었다는 사실이다.

노무라증권이 연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지난 6월 약 154조달러로, 지난 2010년 62조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부동산과 주식 등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산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꺾이긴 했지만, 작년 대비 주가 등이 회복한 점을 고려하면 자산 확대가 경기둔화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어 보인다.

부의 편중을 고려하면 전체 소비 둔화까지 논리를 확대하기 어렵지만, 미국 GDP 호조가 예고된 상황에서 당분간은 이러한 내러티브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비슷한 시각은 호주중앙은행(RBA) 성명에서도 관찰된다. RBA는 지난 3일 공개한 성명문에서 가계 소비 전망에 불확실성이 있다며 일부는 주택 가격 상승과 이자 수익 증대에 이득을 봤다고 언급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50.7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1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49.70원) 대비 3.20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미국 가계 순자산 추이(좌), 확대세의 주요 요인(우)
노무라증권

 


RBA 10월 3일 통화정책 성명서 일부
R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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