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 채권시장은 국제유가 급락 등의 영향을 소화하며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채 10년 입찰을 앞두고 장 후반에는 다소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장중에는 9월 국제수지(오전 8시), 외환시장 구조개선안(오전 11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정오)이 발표된다. 대외 재료로는 일본 9월 경기동향지수가 오후 2시 나온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0.86bp 하락한 4.9280%, 10년 금리는 8.07bp 내려 4.5686%를 나타냈다.

◇ 유가 추락하는 까닭

전일 유가는 4% 넘게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45달러 하락한 배럴당 77.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산하지 않은 데다 글로벌 수요 둔화 전망에 낙폭이 커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등 최근 시장에 충격을 줬던 사건을 보면서 강화됐던 최신 편향(Recency bias)이 후퇴하는 모양새다.

그간 통화 긴축에 따른 고용시장 등도 일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유가 롱(매수) 포지션의 입지를 위태롭게 했다.

제로 헤지에 따르면 커머즈뱅크는 보고서에서 중국 지표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10월 원유 수입은 하루에 1천150만 배럴로 지난 9월보다 조금 올랐지만, 지난여름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석유협회(API)의 재고 데이터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이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지난주 1천190만배럴까지 치솟았다. 지난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 경로를 통한 인플레 불확실성이 축소되면서 미국 장기 국채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연준 관계자들이 금리 인상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유가 하락과 지표 둔화 기대 등에 금리는 아래를 향했다. 수익률곡선은 플랫으로 반응했다.

◇ 뜨뜻한 아랫목…유가 외 다른 원군

전일 서울 채권시장에선 '골디락스' 장세가 펼쳐졌다. 금리는 보합 수준이었지만 미 국채 금리가 앞서 급등했던 것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크레딧도 '사자'가 얼추 붙으면서 분위기는 개선됐다는 평가다. 캐리 특성을 고려할 때 시간을 적으로 두는 것은 불리하다는 판단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하는 시기에 담기 어려운 크레딧 특성을 고려하면 먼저 움직이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골디락스 분위기는 '뜨듯한 아랫목'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레포 가중평균수익률(가중평균 기준)은 전일 3.524%를 나타냈다. 이달 들어선 기준금리를 소폭 밑돌거나 그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9월 중후반 3.6% 후반대를 기록하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개선됐다.

뉴욕채권 시장 강세에 힘입어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입찰을 앞두고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다시 급등하지만 않는다면 우호적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

◇ 월러 연준 이사의 침묵 vs 댈러스 연은 총재의 장기금리 발언

여러 연준 관계자 발언이 나왔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침묵은 그중에서도 더욱 눈에 띈다.

월러 이사는 전일 세인트루이스 연은 콘퍼런스에서 FRED 등 여러 지표를 활용해 경제 상황을 평가한다고 설명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기대에 대해선 말을 아끼겠다고 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신호 제시를 꺼린 것으로 판단된다.

월러 이사는 지난달 19일 연설에선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해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최근 시장에서 강화된 경기 둔화 전망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경기가 꺾이지 않고 인플레 위험이 다시 치솟는 경우다.

매파로 여겨지는 월러 이사 성향을 고려하면 최근 장기 금리 급락에도 다소 비둘기파적 행보를 보인 것으로 판단한다.

장기 금리 관련 의미 있는 발언을 내놓은 건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다.

로건 총재는 장기 금리 상승에 가파른 성장세와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가 반영돼 있다면 연준은 그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금리 등 금융 여건의 되돌림을 목격했다"며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지 정책 시사점이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303.0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1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07.90원) 대비 2.75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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