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 채권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중단기물이 어디까지 강세를 시도할지가 관건이다. 외국인 행보에 따라 국고 3년 기준 3.60%대 하향 돌파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14.28bp 급락해 4.7345%, 10년물은 6.01bp 하락해 4.3313%를 나타냈다.

이날 장중엔 10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이 정오에 공개된다. 3/4분기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도 같은 시간 발표된다.

대외지표론 호주 10월 소비자물가지수(오전 9시30분)가 발표된다. 오전 10시엔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소식이 나온다. 시장은 동결하면서 매파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 월러가 본 금리 급락…"그래도 긴축적"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영향을 받았다. 매파인 월러 이사도 최근 지표상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에 반박하지 못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경기 둔화가 지속할지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면서도 "정책이 경제가 인플레를 2%로 돌리는 데 좋은 위치에 있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직 FOMC가 가격 안정을 위해 충분한 일을 했는지 말할 수는 없다며 "향후 몇개월간 지표가 이 질문에 답변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급한 소매 판매 및 고용시장 둔화, 디스인플레 진전 등에 대한 평가는 시장 시각과 다르지 않았다.

눈길을 끄는 건 최근 시장금리 급락에 대한 설명이었다. 월러 이사는 지난달 장기금리가 급락하면서 금융시장이 완화된 것에 대해 다른 시점을 제시했다. 지난 7월부터 10월 말까지 기간을 보면 10년 국채 금리는 1%포인트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FOMC 이후 장기금리가 급락했지만, 올해 중반과 비교하면 상승했다는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금융시장이 긴축돼서 가계소비와 기업투자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봤다. 다만 최근 금융 여건 완화는 여러 요인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정책 당국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여지를 뒀다.

지난 7일 월러 이사가 콘퍼런스 발언 당시 금리 급락에도 통화정책에 대해 말을 아낀 이유가 설명되는 셈이다. (지난 8일 오전 7시56분 연합인포맥스가 송고한 '[노현우의 채권분석] 강력한 두 원군의 출현' 참조)


◇ FOMC와 금통위의 차이점…월러 이사 발언으로 엿본 파월 생각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생각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단기물을 두고 일부라도 보험성 매수를 저울질하는 투자자가 늘 수 있다.

전 금통위원 등 통화정책 전문가들은 국내와 미국의 통화정책 소통 채널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금통위 의사록에 더욱 가중치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은 위원별로 거의 그대로 의사록에 실린다. '참석자들'과 '일부 참석자'로 표현되는 FOMC 의사록과는 차이가 큰 셈이다.

FOMC에 참여했던 연준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연준의 경우 의장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다고 한다. 특히 연준 이사들에 대해선 설득 노력을 계속 기울인다고 한다. 월러 이사의 이번 발언에서 파월 의장의 기조도 추론해볼 수 있는 셈이다.

지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전반적인 매파 기조 속 한 명의 위원은 선제 대응을 강조했다. 매의 발톱이 살아 있는 셈이다.

일부 위원들은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과 관련 "주요국 통화정책 긴축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장의 성급한 완화 기대를 조정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명시되기도 했다.

다만 주요국 통화정책 긴축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당시보다 작아졌다는 판단에 힘을 싣는다면 전략의 강도는 세지 않을 수도 있다.

시장에서 예상되는 내년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 일부 상향이 이뤄지더라도 향후 중단기물 강세를 막아내기 충분할지 의문이 든다. 매파 금통위에 금리가 오르는 시점을 매수 기회로 노리는 시각도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월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시장 금리에 대해 "그게 내려가는 폭은 당분간 제약적일 것이지만, 나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기준금리가 올라도 2~3년 금리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질수록 통화당국보다 채권시장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은 일정 부분 불가피해 보인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286.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93.70원) 대비 5.15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월러 이사 연설문 중 일부
FO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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