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 채권시장은 연말을 앞두고 한산한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장중 별다른 이벤트는 예정돼 있지 않다. 아시아에서 같이 움직이던 호주와 뉴질랜드 채권시장은 성탄절 다음 날인 '박싱데이'를 맞아 휴장한다.

한국은행은 장 마감 후 1월 통화안정증권 발행 계획을 발표한다.

국내 수급에 대한 민감도가 더욱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전 거래일 뉴욕 채권시장의 움직임도 제한적이었다.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0.31bp 하락해 4.3358%, 10년 금리는 0.96bp 올라 3.8968%를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서울 채권시장에 다소 우호적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마이너스 물가에 차분한 시장 반응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연착륙 시나리오를 상당 수준 반영한 상황에서 채권 가격을 더 끌어올릴 재료로 작용하진 않은 셈이다.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로 0.1% 하락했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1%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와 전월(10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늘은 지난 6개월간 팬데믹 이전 수준인 2%의 물가 상승률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자칫 연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연준이 12월 사실상 방향 전환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정치적 압력을 의심하는 시각이 강해졌다.

다만 지표상으론 바이든 대통령의 평가가 틀린 말은 아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6개월간 근원 PCE 수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1.9%를 나타냈다. 연준의 물가 목표를 밑도는 수준이다.

1개월 치 근원 PCE를 연율로 환산하면 결과는 더 고무적이다. 0.7% 수준으로 더 낮아진다.

기술적으로 근원 PCE의 12개월 치(3.2%)가 6개월 치(1.9%)를 밑돌고 1개월 치(0.7%)가 더 낮아지는 추세가 관찰된다.

기조적 흐름을 더욱 반영한다는 절사평균 값도 12개월(3.4%)이 6개월(2.6%)를 밑돌고 6개월은 1개월(1.5%)을 더 하회했다.

◇ '연착륙+알파'에 대한 기대도 유효

한편에선 라스트 마일(Last mile)을 건너뛴 연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근원 PCE는 3.2% 수준으로 여전히 물가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애틀랜타 연은의 임금 추적기(Wage tracker)에 따르면 11월에 전년 대비 5.2% 상승으로 물가 목표보다 상당히 높다.

11월 내구재 수주도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 5.4%로 증가해 시장 예상치(2.0%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전월 5.1% 감소했던 데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기가 착륙하지 않을 수 있다는 노랜딩(no landing) 우려를 키우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은 3월 인하를 반영한 상황이다. 언젠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위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시장 참가자 입장에선 분위기를 거스르긴 어렵다. 향후 지표를 두고선 우려뿐만 아니라 기대도 녹아 있어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FOMC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인하의 조건을 묻는 질문에 'totality of the data'(전체적 지표의 흐름)을 언급했다.

기본적으로 연착륙 시나리오를 가정하면서도 실업률이 오르는 등 침체 조짐이 보이면 그 부분에 큰 비중을 두고 의사 결정을 할 것이라 답했다. (if you can describe a situation like that where if there were the beginning of a recession or something like that, then yes, that would certainly weight heavily in that decision)

현재 고용시장의 큰 충격 없이 디스인플레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향후 통화 긴축이 수요 측면에 미칠 영향이 커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는 셈이다. 이른 인하 기대를 일정 부분 뒷받침하는 셈이다.

가파른 인플레는 빠른 긴축 행보를 정당화했고 채권의 가격 폭락을 이끌었다. 인플레 전쟁의 후반기에 채권 가격이 오르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고금리 경제로 구조적 변화를 가정하지 않은 것을 전제로 할 경우다. 기대인플레도 안착된 모습이다.

다만 이미 크게 오른 가격은 추가 매수를 제약하고 할인행사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상황이다. 장이 밀리면 포지션 확대를 노리는 참가자가 많은 듯하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296.7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03.00원) 대비 3.85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PCE 및 근원 PCE, 절사평균 PCE 추이
댈러스 연은

 


임금 증가세 추적기(wage growth tracker)
애틀랜타 연은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에 반영된 기준금리 전망
CME 페드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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