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서울 채권시장은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물가지표를 소화하며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물가 지표는 디스인플레란 차선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경고음을 냈지만 연준이 제시한 내러티브(이야기)를 확 뒤집을 수준은 아니었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10.46bp 급락해 4.2579%, 10년 금리는 6.25bp 하락해 3.9715%를 나타냈다.

승객들은 불안하지만, 운전기사(연준)를 믿고 가는 모양새다. 파티가 늦게까지 진행 중인데 먼저 떠나진 않겠단 생각도 엿보인다. 내러티브가 바뀌기 전 벌 수 있을 때 벌어놔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취할 수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엔 3월 인하 기대가 더욱 커졌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인하 가능성은 71.77% 녹아들었다. 하루 전에 비해 7%포인트가량 올랐다.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던 미국 물가가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며 안도하는 모양새다.

당분간 멈춰 있겠단 금통위의 의지와 미국 인플레 지표, 두 장의 카드를 확인한 후 전략 수립에 분주한 하루가 될 것 같다.

마찰적으론 수급도 고려할 요인이다. 다음 거래일엔 국고 10년 입찰이 2조원 규모로 예정돼 있다. 금액 자체가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평소보다 많은 머니 듀레이션을 소화하면서 수급 압력은 커질 수 있다.

이날 밤 뉴욕 채권시장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미리 헤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도비시 금통위에 비경쟁 인수옵션 행사로 이익을 거둔 점은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하는 재료다.

이날 장중엔 최근 경제 동향이 오전 10시 발표된다. 국고채 50년 입찰은 3천억 원 규모로 진행된다. 대외지표론 중국 물가 지표가 공개된다.

◇ 미국 물가 걱정하는 부분은 두 가지

12월 CPI에선 주거와 서비스 인플레가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주거비는 전월보다 0.5% 올랐다. 주거비의 월간 상승 폭은 작년 9월 이후 가장 컸다. 12월 주거비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6.2%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의 절반 정도에 주거비가 기여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PCE 지표상엔 주거비가 적게 반영된다는 점은 다소 안도할 재료다. 다만 통화정책이 파급되는 주요 경로인 주택시장에서 둔화세가 관찰되지 않는다면 현재 정책이 긴축적인지 의문은 나중에 다시 커질 수 있다.

CPI 주거비 부문에 선행하는 질로우 렌트 지수가 최근 하락세를 멈춘 점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서비스 부문은 최근 고용지표 호조와 맞물려 더욱 눈길이 간다.

주택시장 부문을 제외한 서비스 비용은 전월 대비 0.4% 증가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 증가율을 나타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후엔 탈선(be derailed)할 수 있지만 연준이 지금까진 황금 경로(golden path)에 있었다고 언급했다.

◇ 큰 그림에서 안도하는 시각도…전쟁과 코로나 사이 어딘가

연준의 자신감은 큰 그림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 팬더믹을 겪은 후 마찰적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경제가 균형을 잡아간다는 인식이 녹아 있는 것 같다.

실업률과 물가 관계를 장기적으로 보면 현재 상황이 1970년대보단 2차 세계대전 이후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공급측 요인이 디스인플레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경우 팬더믹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고용시장 등의 불균형은 해소하면서 디스인플레가 진전될 수 있다. 기대 인플레가 안착해 있는 등 통화정책 신뢰도가 높다는 점도 1970년대와 다르다.

클리블랜드 연은은 올해 1월 10년 후 기대 인플레를 2.2% 수준으로 추정했다. 작년 11월 2.4%보다 더 낮아졌다. 국채 금리와 인플레 지표, 스와프 금리, 전문가 답변 등을 토대로 산출한 값이다.

인플레 성격을 두고 몰락했던 '일시적' 학파가 다시 살아나는 모양새다.

다만 향후 소매 판매와 고용지표가 또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 연준의 고민은 깊어질 수 있다.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도 디스인플레가 추가로 진전되려면 임금 증가세 둔화가 필요하다. 꺾이지 않는 임금 흐름을 신경 쓰는 이유다.

애틀랜타 연은의 임금 증가율 추적기에 따르면 작년 12월 5.2%로 한 달 전과 같다. 지난 2022년 6.7%에서 내려오던 흐름은 정체된 상황이다.

근원 서비스 인플레 추이 등
HSBC 등

 


근원 CPI 대체지표 등 연간 변화율 vs 실업률
마이크 콘찰(Mike Konczal) 루스벨트 연구소 디렉터 게시자료 등

 


임금 증가율 추적기
애틀랜타 연은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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