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서영태 기자 = 예상보다 강한 미국 물가 지표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멀어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첫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졌고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가능성도 제기된다.

13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3% 올랐다. 이는 직전 달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인 0.2% 상승보다 높았다.

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상승해 전월의 3.4% 상승보다는 낮았으나, 2%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WSJ 예상치인 2.9% 상승보다는 높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4.63포인트(1.35%) 떨어진 38,272.7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8.67포인트(1.37%) 하락한 4,953.17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86.95포인트(1.80%) 떨어진 15,655.60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거래일 만에 다시 5,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2년물 국채금리는 20bp가량 오른 4.68%를, 10년물 금리는 14bp가량 오른 4.32%에서 거래됐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됨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를 두고 금융 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1분기 중에는 미 달러나 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근원 물가의 둔화 추세는 유효하나 그 속도가 느리고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불안정한 만큼 아직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늦추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최근 국내 지수 상승세가 이어진 만큼 차익 실현 물량의 출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리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미국하고 연동해 움직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최근에 저PBR 정책 등으로 강세이기도 했다"며 "차익실현이 나오기 딱 좋은 타이밍"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그는 "1월 물가는 계절 조정 문제 등 때문에 변동성이 큰 지표"라며 "영향을 계속 키우지 않는 하루 정도의 차익 실현 이벤트로 여겨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밤 CPI가 시장 예상치를 비켜 나가며 일시적인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다"며 "이 여파로 우리나라도 부정적인 매크로 환경 속에서 중립 이하의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주가가 추가로 모멘텀을 얻을 수 있는 정책적인 측면은 2월 말까지는 없어 보인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면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도 "기대와 달리 강한 물가를 확인하며 연준의 피벗 기대가 재차 약화했다"며 "시장의 올해 첫 금리 인하 전망도 6월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물가 부담에도 AI 반도체 관련 기대는 낙관적"이라며 "미 CPI 충격을 반영하며 국내도 하락 출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와 전기전자 업종 중심 외국인 수급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픽]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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