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 채권시장은 3조7천억 원 규모 국고채 30년 입찰을 소화하며 저가 매수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어디까지 밀리고 어느 구간이 상대적으로 더 강해질지가 관건이다. 서울 채권시장은 글로벌 흐름 상으론 강세 압력 반영을 앞두고 있다.

미 국채 금리는 지난달 29일부터 2거래일(2월29일~3월1일)간 10.98bp 내려 4.5400%, 10년 금리는 8.08bp 하락해 4.1850%를 나타냈다. 2년은 이틀간 2.08bp와 8.90bp, 10년은 0.98bp와 7.10bp 내렸다. 마지막 거래일 하락 폭이 컸다.

중단기물 중심의 미 국채 강세를 뒤늦게 반영할 여지가 큰 셈이다. 1월 PCE 지표는 예상에 부합해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불확실성이 해소됐단 안도감에 당일 강보합세를 보였다.

이후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미 국채 수익률곡선은 불 스티프닝(강세 가팔라짐)을 나타냈다. 글로벌 채권 분위기에 발맞출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면 중단기물을 매수하는 불릿(Bullet)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레포(Repo) 금리가 3.4% 중반대로 내려온 점도 매수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1월 산업활동동향은 개장 전 공개된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빠르게 다가온 美 고용지표…시간당 임금 괜찮을까

주 중후반까지 시계를 확대하면 투자자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PCE 경계감이 높았던 영향인지 이번엔 고용지표 발표 시기가 평소보다 빠르게 다가온 듯하다.

주 후반엔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앞서 PCE 지표에선 높은 슈퍼코어(주택 제외 서비스) 인플레를 확인했다. 시간당 임금 등 고용시장 지표도 견조하게 나오면 인플레 우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슈퍼코어 인플레는 전월 대비 0.596% 급증했다.

이 경우 연준과 미 재무부가 주장하는 연착륙 내러티브에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고용시장의 큰 충격 없이 디스인플레가 지속해서 진전되려면 서비스 등 수요 측면의 둔화 신호 확인이 필요하다. 고용시장의 복잡한 수요와 공급 요인을 고려한 결괏값이 임금 지표인 셈이다.

지난 1월엔 혹한의 날씨에 근무일이 줄어 시간당 임금이 급증(전월대비 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월급을 받는데 이들의 근무일이 줄어들면서 평균 시급으로 환산한 금액이 증가했다는 이야기다. (2월 6일 오전 9시56분 송고한 '"美 임금 증가세 가속, 어떻게 봐야 할까"…엇갈리는 해석'기사 참조)

2월엔 날씨가 정상화함에 따라 가팔랐던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높은 임금이 고용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기반한다며 이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애틀랜타 연은의 임금 추적기에 따르면 3개월간 이동평균 증가율(중간값)은 5% 수준(연율)을 나타냈다.

◇ 뒤로 두 칸 밀린 시장의 인하 기대…더 후퇴할 가능성은

뉴욕 채권시장의 금리인하 예상 시기는 6월로 밀렸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에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52.8%로 반영돼 있다. 연초엔 3월까지 기대가 형성됐던 점을 고려하면 두 칸 뒤로 밀린 셈이다.

최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 등 일부 시장 참가자는 여기서 더 물러서는 분위기다. 클라우디아 샴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1월 물가 지표를 본 후 연준의 인하 시기 전망을 종전 6월에서 7월로 조정했다. 실업률 0.5%포인트 상승시 침체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샴 룰(Sahm's rule)'을 제시한 이코노미스트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발언을 전망 조정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바킨 총재는 지난 1일 CNBC와 인터뷰에서 "여전히 임금에서 인플레 압력을 보고 있다"며 "좋은 점은 인플레가 안정되고 있지만 서비스 측면에선 별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디스인플레 진전과 이에 따른 연내 인하를 예상하면서도 경계감에 더 무게를 둔 셈이다.

이러한 의구심이 언제쯤 해소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착륙 내러티브는 3%대 수준 디스인플레까진 유효했다. 향후에도 흐름 지속을 확신하려면 시간당 임금 또는 취업자 수 증가세 둔화 등이 최소한 필요해 보인다.

중단기물은 주 초반 ▲국고 30년 입찰 ▲이후 저가매수 ▲美 고용지표 경계감 등을 소화하며 'V'자 행보를 보일 수 있다.

유럽과 캐나다 통화정책 회의 결과는 잠재적 강세 재료로 꼽힌다. 신중한 연준 행보에 다른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전망도 조정되는 형국이다. 노무라증권은 캐나다의 금리인하 시기 전망을 종전 4월에서 6월로 조정했다. ECB도 6월 이후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주 초반 외국인 투자자의 '키 맞추기' 차원의 유입 가능성을 고려해 밀렸을 때 사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반등이 예상되지만 이후 기자회견에서 중기적 둔화 흐름이 언급된다면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금융시장부 기자)

미 국채 수익률곡선 비교(3월1일:적색, 2월23일:청색)
연합인포맥스

 


국고채 수익률 곡선 비교(2월29일:적색, 2월23일:청색)
연합인포맥스

 


부문별 인플레 기여도 추이
노무라 증권

 


애틀랜타 연은 임금 추적기(진한 청색)·시간당임금 증가율(하늘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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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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