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8일 서울 채권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경계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채선물 만기 도래와 국고채 10년 입찰을 소화하며 분주한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입찰 관련 헤지 물량이 언제 출회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저평인 국채선물이 현물 대비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외국인의 롤오버도 주시할 부분이다. 전 거래일 외국인의 롤오버 수요는 유입되는 양상이었다.

수급 이슈를 소화하며 머릿속으론 이번 주 BOJ와 FOMC 결정에 대한 전략 고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중엔 중국 1~2월 소매 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지표가 나온다. 오전 11시경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국고 10년 입찰은 2조9천억 원 규모로 예정돼 있다.

전 거래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3.60bp 올라 4.7380%, 10년 금리는 1.70bp 상승해 4.3120%를 나타냈다.


◇ 롱 주장하는 논리…'머지않아' 파월 발언+실업률+소프트 지표'

BOJ를 두고서는 롱(매수)의 논리가 그럴듯하다. 인플레와 임금 협상 추이를 보면 통화정책 정상화로 가는 건 이상치 않다.

중요한 건 시기다. 이번에 또 신호를 좀 더 강화하는 데 그치고 4월에 정책 변화를 단행한다면 시장에서 형성됐던 우려는 일부 완화할 수 있다.

BOJ의 거대한 대차대조표와 오랜 기간 완화정책에 따른 후폭풍 우려를 고려하면 반 박자 정도 늦게 움직이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최근 매파 발언을 흘려놓고 이후 시장을 달래면서 면역력을 점차 키워오던 전략이 이번에도 이어질 수 있다.

FOMC에서 롱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은 큰 그림이 변하지 않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인플레가 반등했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둔화했다. 탄탄한 고용시장도 최근 실업률이 오르고 전반적으로 활동이 다소 식어가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은 캔자스시티 연은의 지표로도 확인된다. 레벨(수준)을 나타내는 지수는 다소 내렸다.(첫 번째 차트)

애틀랜타 연은의 거미줄 차트를 보면 고용시장이 1년 전보다 식었다는 사실이 더 잘 드러난다. 채용 계획은 확실히 이전보다 줄었고 시간당 평균임금과 고용 비용 지수도 1년 전보다 낮아졌다. (두 번째 차트)

무엇보다 최근 실업률이 오른 점이 믿을 구석이다. 하드 지표상으로도 고용시장의 둔화 조짐이 확인된 셈이다. ISM 서비스업 고용지수 등 설문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 지수도 둔화 추세를 나타냈다.

이런 맥락에서 금리인하에 확신 가지는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파월 의장 발언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이 연초 장기적 목표 관련 공개한 성명에 따르면 '최대 고용(Maximum employment)'과 '안정적 가격(stable prices)', '완만한 장기 금리(Moderate long-term interest rates)'란 목표 달성을 추구해야 한다.

물가에다 고용까지 아우르려면 적절한 정책의 강도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기준금리가 명목 중립 금리 추정 수준을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물가를 확실히 잡겠다고 긴축 강도를 더 끌어 올리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추가 인상이 아니더라도 앞서갔던 인하 기대에 크게 충격을 준다면 긴축 강도가 강해지고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틴버겐의 법칙'대로라면 목표 개수에 맞는 수의 수단이 필요한데 현재는 물가와 고용의 두 목표 달성을 위한 정책이 금리 하나뿐인 셈이다.

이 때문에 FOMC가 시장 우려만큼 크게 매파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정책 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연착륙 내러티브'는 고용과 물가를 둘 다 잡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QT(양적긴축) 속도 축소와 만기 비중 조정도 논의되면서 중단기 구간에 쉴 공간을 제공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고용시장여건지수 추이, 연두색(모멘텀 지수), 청녹색(활동 지수)
캔자스시티 연은

 


고용시장 거미줄 차트, 주황색(2024년 2월), 녹색(2024년 1월), 청색(2023년 2월)
애틀랜트 연은 등

 


◇ 숏 주장하는 논리…'인플레 위험 + "급할 이유 없어" 월러 발언'

숏(매도)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는 인플레 지표다. 마지막으로 발표한 인플레 지표가 상방 위험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이 적정 기준금리를 산출하는 테일러 룰 등을 적용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인플레 장기화는 중앙은행 신뢰도를 저하하고, 이 위험을 고려하면 중앙은행은 무엇보다 인플레 제어에 치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시장이 환호했던 점도표 발표 당시에도 인플레 추이가 영향을 크게 미쳤다. 작년 9월 점도표에서 위원들의 2024년 근원 PCE 전망치는 2.3~3.6% 수준에 분포해 있었다. 다만 작년 후반 인플레 지표가 둔화하자 위원들의 전망치(12월)는 2.3~3.0% 수준까지 내려왔다.

중간값으론 2024년 근원 PCE 전망치가 2.4%로 0.2%포인트 하향 조정되는 데 그쳤지만 범위를 보면 상당 폭 조정된 셈이다.

이번엔 연초 두 번의 CPI, PPI, 한 번의 PCE에서 디스인플레 정체를 확인함에 따라 이 수치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점도표에서 3회 인하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인플레 전망치가 조정되면 인하 전망 시기는 점차 뒤로 밀릴 수 있다.

2월 근원 PCE 전망치를 두고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 대비 0.3% 수준 증가로 형성돼 있다. 1월(0.4%)보다는 둔화한 수준이지만 대략 3%대 인플레가 지속할 것이란 우려가 이어질 수 있다.

6월 인하 기대가 50% 밑으로 떨어질지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FOMC에서 인하 기대는 55% 수준이다.

비앙코 리서치는 이 기대가 50% 밑으로 떨어지면 7월 인하 기대도 50%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념상 미국 대선 일정(11월)이 가까워져 오면 인하를 시작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차트)

FOMC 내에서 목소리가 커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지난 2월 평가도 주시할 부분이다. 당시 연설문 제목은 'What's rush?(서두를 이유가 뭔가)' 였다.

월러 이사는 1월 CPI와 PCE 지표를 확인하고선 "견조한 경제와 최근 받아 든 지표는 인내심을 갖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와 고용이 계속 호조를 보일지 둘 다 꺾여서 2% 인플레 목표 달성을 도울지 모르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결말은 FOMC가 금리인하에 좀 더 오래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월 CPI·PPI가 인플레 상방 위험을 시사한 점을 고려하면 월러 이사의 종전 생각이 도비시하게 바뀌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1월 FOMC를 거친 후 3월 인하 기대가 6월로 조정된 점을 고려하면 6월 인하 기대는 향후 9월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 경기 호조 속 신중한 기조를 고려하면 점도표가 발표되는 3월 또는 6월, 9월이 인하 시기로 적절해 보여서다.

다만 숏(매도)이 어려운 것은 시기를 특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사이클이란 중장기적 시계에서 시간을 적으로 두는 셈이다.

파월 의장이 1월 FOMC 때 3월 인하 가능성에만 선을 그은 것처럼 이번에도 5월 인하 가능성만 배제한다면 시장은 크게 밀리지 않을 수 있다.

미 국채 2년 금리는 12월 FOMC 직전일(4.7350%)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반면 국고 3년 금리는 작년 12월 FOMC 직전 3.460%에서 15bp 가량 낮아진 상황이다. 국내 통화정책의 조기 선회 기대가 녹아든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시기별 금리 인하 기대, 6월(청색), 7월(적색)
비앙코리서치, CME 페드워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연설문(지난 2월) 일부
FOMC

 


미국 2년 국채 금리 추이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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