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5일 서울 채권시장은 국고채 5년 입찰을 소화하며 완만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별다른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 추이에 따라 장중 분위기가 결정될 수 있다. 국내 기관들의 심리는 매수(롱)로 다소 기운 모양새다.
지난주 후반 현물 중심으로 매수세가 묵직하게 나타났다면 이번 주엔 IRS(금리스와프)와 선물 중심의 완만한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국고 5년 입찰은 2조5천억 원 규모로 이뤄진다. 시장 심리를 잘 반영하는 5년물 입찰을 통해 시장의 체온을 재볼 수 있다. 통안채 91일물 입찰도 7천억 원 규모로 이뤄진다.
전 거래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4.50bp 내려 4.6000%, 10년 금리는 6.90bp 하락해 4.2030%를 나타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밤 1,342.75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2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38.40원) 대비 6.55원 오른 셈이다.
◇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기준금리 발언
주말 간 가장 주목할 소식은 대통령실의 금리와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일 KBS 일요 진단에 출연해 "내수 회복에 기준금리의 변화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최근 들어 전 세계적인 글로벌 공급 충격이 완화하고 있고 그 영향으로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는 근원 인플레이션, 식료품 가격과 유가를 제외한 물가가 2%대로 상당히 안정돼 금리도 안정될, 인하될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통화 당국이 변화를 주지 않아도 시장에 기대가 형성되기 때문에 내수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즉 기준금리 결정에는 중립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인포맥스가 24일 오전 10시1분 송고한 '성태윤 "금리인하 환경 만들어져…내수 회복·금융시장 안정에 도움"' 기사 참조)
FOMC를 소화하고선 4월 금통위로 시장 시선이 옮겨가는 시점에 이 발언이 나온 것이다.
시장에 형성된 기대대로 연준이 6월 인하에 나선다면 국내서도 머지않아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4월 금통위에서 종전 메시지가 일부 완화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다만 시장이 한 차례 인하를 선반영한 상황이라 이 발언이 동력으로 작용하더라도 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비시 연준에도 달러-원 환율이 위안화 등 다른 국가 통화 영향에 치솟는 상황도 한은의 적극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 뉴욕 연은이 제시한 불편한 숫자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22일 동태확률 일반균형모형(DSGE)으로 분석한 올해 경제 전망치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는 실무진이 전망 과정에서 집계한 수치로, 뉴욕 연은의 공식 전망은 아니다.
이 모형은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에 놀란 것으로 평가됐다. 전망치 오류의 일부는 예상보다 높은 생산성에 영향을 받았고, 금융 여건 완화에도 영향을 줬다.
눈길을 끄는 건 실질 중립 금리 전망치다. 실질 중립 금리는 2.1% 수준으로 작년 말 전망(2.2%)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2025년이 돼서야 1.9%, 2026년과 2027년에 1.6%와 1.4%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적용하면 명목 중립 금리는 상당히 높다. 실질 중립 금리 2.1%에 기대 인플레(대략 2~2.5% 수준)를 더하면 4.1~4.6% 수준이 도출된다. 점도표에 제시된 연방기금금리 장기 전망치(2.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의 발언을 떠올리게 하는 숫자다. 서머스 장관은 앞서 한 외신 방송에서 경제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이론적 명목 중립 금리가 2.5%에서 4%로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실질 중립 금리(2.1%)를 적용하더라도 통화정책이 올해 말까지는 긴축적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이 모형은 추정했다.
점도표상 올해 말 연방기금금리 전망치(4.6%)에 뉴욕 연은의 근원 PCE 전망치(2.0%)를 빼면 실질 정책금리는 2.6%로, 뉴욕 연은의 실질 중립 금리 추정치(2.1%)를 웃돈다.
뉴욕 연은 모델에서 올해 성장률과 근원 PCE 전망치가 각각 1.9%와 2.0%로 점도표의 전망치 중간값인 2.1%와 2.6%를 밑도는 점도 다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근원 PCE 전망치는 작년 12월 전망치 2.2%에서 2.0%로 낮아졌다.
현재 높은 기준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당장 인하 행보를 제약하지는 않지만, 추가 횟수를 제약하는 논거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연준의 인하 횟수 관련 불확실성은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지난주 장 마감 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한 번의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종전 두 번에서 횟수를 줄인 것이다.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 겸 핌코 글로벌 경제 자문역은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올해 얼마나 금리를 내릴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상당히 광범위한 시나리오에서 최소 1회는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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