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엄재현 기자 =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유로존 1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상환액 규모가 유로화의 강세를 불러오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의 달러-원 환율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지난달 25일 유럽중앙은행(ECB)이 밝힌 LTRO 상환액은 1천372억유로에 달했다. 이는 최대 1천억유로가 상환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로, 유로존의 자금 사정이 어느 정도 안정됐음을 보여줬다.

환시 참가자들은 1일 유로존 은행권의 1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의 조기 상환 효과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도 당분간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로화 강세가 서울환시 달러화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주려면 유로존 경제의 근본여건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참가자들은 지적했다.

▲ 유로-원은 급등 후 과매수 국면 돌입 = LTRO 조기 상환액이 1천억유로를 훨씬 뛰어넘었다는 소식으로 유로-원 환율도 지난달 기록한 장중 최저점보다 100원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30일부터 현재까지의 유로-원 추이>

유로-원의 일 기준 상대강도지수(RSI)도 이 발표를 기점으로 70을 넘기면서 과매수 국면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30일부터 현재까지의 유로-원 RSI 추이>

▲ 유로화 강세 지속, 달러화도 상승할 듯 = 환시 참가자들은 LTRO 조기 상환에 따른 유로화의 강세 지속으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도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유로화 강세의 근본원인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LTRO 조기 상환액 규모"라며 "신흥국으로 유입됐던 유로존 자금이 일부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환시에서 원화 매도와 유로화 매수 움직임이 활발해 질 가능성이 있으며, 크로스 거래 과정에서 달러화도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원화와 호주달러 등을 팔고 유로화를 매수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중"이라며 "실수요와 유로화 강세 기대가 합쳐지면서 유로-원의 상승이 당분간 지속돼 서울환시에서 달러화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관건은 유로존 경제 펀더멘털 = 환시 참가자들은 유로화가 서울환시에서의 달러화 움직임에 추가 영향을 주려면 유로존 경제의 근본적 여건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C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LTRO 조기상환만을 믿고 유로화의 추세적 강세를 예단하기에는 무리"라며 "유로존 경제의 근본적인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유로화 강세는 일시적일 것이며, 이에 따른 서울환시에서의 달러화 상승압력도 한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D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경기 여건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면 글로벌 유동성이 유로존으로 유입되는 추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당연히 LTRO 조기 상환보다 서울환시에서 달러화의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jheo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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