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초대 사장 하마평 추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권 고위직 인사이동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정부 출범으로 교체 가능성이 커진 이들 기관의 수장이 인사를 미뤄두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우리금융지주의 여러 고위직이 공석이거나 인선이 지연된 상태다. 지난해 말 임원급 인사를 단행한 KB금융지주의 경우 임기 종료가 반년 여밖에 남지 않은 어윤대 회장이 사실상 내부 정기인사에 손을 대지 않기도 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달 초 이병래 국장이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이동한 후 대변인 자리가 두 달째 비어 있다. 금융위 대변인은 개방형 공모제를 통해 선발하는 자리지만 금융위는 모집공고를 내지 않고 있다.

금융위가 이처럼 대변인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것은 김석동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금융위의 '얼굴'인 대변인을 차기 위원장이 선임하도록 김 위원장이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고위직 인사 지연은 더욱 심하다.

금감원은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기소된 김장호 전 부원장보가 지난해 말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해임되고, 문정숙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이 지난달 27일 임기를 마친 데 따라 부원장보 두 자리가 비었다. 이중 김 전 부원장보 자리는 재판이 늦어지는 데 따라 다른 임원들이 나눠서 업무를 맡아오는 방식으로 1년 반 넘게 비워뒀다.

민간 금융기관 중 'MB맨(이명박 대통령의 사람들)'이 수장으로 있는 우리금융과 KB금융 역시 인사가 정지 상태다.

다음 달 4일 우리은행에서 카드 부분이 떨어져 우리카드로 새롭게 출발하지만 이팔성 회장은 아직 초대 사장을 임명하지 않았다. 당초 우리카드 분사를 담당한 정현진 우리금융 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은행 김진석 카드사업 부행장과 강원 전 부행장이 하마평에 오르는 데 이어 외부 영입설도 제기되는 등 인선이 불투명한 상태다.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MB맨인 이 회장이 새 정부가 출범하자 우리카드 사장 인선을 망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어윤대 회장이 지난해 말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ING생명 인수전을 이끌었던 부사장들을 전원 유임 결정했다.

KB금융 박동창 전략담당(CSO) 부사장과 윤종규 재무담당(CFO) 부사장, 김왕기 홍보담당(CPRO) 부사장은 ING생명 인수가 무산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으나 문책 조치는 없었다.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어 회장이 차기 회장의 운신 폭을 넓혀주기 위해 새 판을 짜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조각이 지연되는 데 따라 금융위, 금감원의 공석이 채워지기까지는 한두 달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 선임까지는 각각 열흘과 한 달여 정도가 걸렸는데 박근혜 정부는 이 대통령 때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MB맨 회장들의 경우 본인 거취도 안갯속이라 인사를 단행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며 "조각이 완료되고 새 대통령의 인사 성향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금융권 고위직 인사이동이 재개될 것 같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