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가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에 대국민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 측이 '사과'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28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 불산 희석액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협력사 직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

이에 대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지난 3일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발표문을 통해 "불산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소중한 생명이 희생돼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이 '사과'의 뜻을 직접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초 사고 사실을 알릴 때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발표했다. 이후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유감'의 뜻을 밝혔고, 권 부회장은 "이번 사고로 희생자가 발생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사전을 찾아보면 '유감'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고, '송구'는 `마음에 두렵고 거북한 느낌'을 뜻한다.

즉, 삼성전자는 사고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직접적인 사과 표현은 보류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측은 줄곧 사고조사가 끝나 책임소재가 가려진 후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이후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6일 불 산사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삼성전자 전무 등 임직원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또,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특별감독 결과 삼성전자 화성공장이 총 1천934건의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사업주를 형사입건하고 2억5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키로 했다.

이처럼 조사결과 과실이 명백히 드러나자, 삼성전자 측은 공식 사과에 나선 것이다.

권 부회장은 "관계기관의 조사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개선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반성의 뜻으로 녹색기업인증 신청을 철회하고 이른 시일 안에 환경 안전 업무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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