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올해 여름 처음으로 전력수급 '관심' 단계가 발령되면서 시중은행도 에너지 절약에 발을 벗고 나섰다. 고객과 접점이 많은 은행이 절전에 힘쓰며 전력수급에 보탬이 되고 대고객 이미지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22개 은행은 지난 4월부터 컴퓨터 대기전력 줄이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은행들은 대기전력 절약 프로그램인 '그린터치'와 종이를 절약하는 프린터용 프로그램인 '그린프틴터'를 전국 지점에 보급할 예정이다.

그린터치는 최대 절전모드를 실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컴퓨터 1대당 하루 3시간씩 구동하면 1년에 1만7천원씩 절약할 수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4일부터 중구 을지로 본점에 설치된 옥외 환율 전광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요 국가의 환율 등락을 중개해왔지만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전원을 껐다.

신한은행은 지점이 입주한 건물 옥상에 설치한 입체물 간판 운영을 중단했다. 또 여름철 전력난에 대비해 지난달부터 전 직원이 반소매 하계 근무복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07년 은행권 최초로 하계 근무복을 도입했다.

기업은행은 '쿨비즈'(Coolbiz·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한 옷차림) 착용을 예년보다 앞당겼고 본점 전 부서 조명도 절반만 가동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피크타임 전략 사용량을 줄이고, 에어컨을 30분 이상 연속으로 가동하지 않을 예정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점심때에 조명을 꺼 전력을 아끼기로 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절전에 나선 것은 원자력발전소의 무더기 가동 중반으로 올여름 전력수급이 최악의 고비를 맞았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5일 오전 11시20분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350만㎾ 미만으로 떨어지자 올해 들어 처음으로 전력수급 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력난을 우려해 은행권이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다"며 "여름이 다가올수록 각종 절전 아이디어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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