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사퇴설이 퍼지고 있지만, 정 회장 본인은 아직 거취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은 8일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오전부터 진행 중인 정기 이사회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발언은 특별하게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최근 청와대 측에 사퇴의사를 전달했고, 이날 이사회에서도 관련 내용을 밝힐 것이란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고, 실제로 정 회장도 이사회에서 특별하게 사퇴의사를 밝히진 않은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오늘 오후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사회에서는 회사 경영성과와 투자계획에 대해서만 논의될 것"이라며 "정 회장 거취에 대한 얘기는 이번 이사회에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정 회장은 취재진을 피해 이사회장으로 이동하는 등 공식석상에 드러나는 건 피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2009년 취임한 정 회장은 작년 2월 연임에 성공해 오는 2015년 초까지 1년4개월 정도의 임기가 남은 상태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됐기 때문에 정부가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개입할 법적 근거는 없지만, 새 정부 출범 때마다 포스코 인사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한 달 만에 유상부 당시 회장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돌연 물러났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뒤인 2009년에도 이구택 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중도 퇴임했다.

이 때문에 올 초 박근혜 정권 출범 후에도 정 회장이 중도 퇴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이석채 KT 회장이 임기를 남기고 중도퇴진 뜻을 밝힌데다, 지난 9월 세무당국이 포스코에 대해 이례적인 특별 세무조사에 돌입하면서 정 회장도 퇴진 압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런 와중에도 지난달 세계철강협회(WSA) 회장에 취임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행보를 보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 회장은 최근까지도 이사회 준비와 내년 경영계획 등을 직접 챙기는 등 변함없이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도 정 회장이 당장 물러나기보다는 최소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는 자리를 지킬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정부로서도 KT에 이어 바로 포스코 회장까지 물러나면 외압 의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수 있어 정 회장이 당장 물러나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내년 초 주총에서 정 회장의 경영성과에 대한 평가와 함께 향후 거취를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방식을 정부 쪽도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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