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뉴욕 증권시장에서 기술주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도 조정 장세가 길어질 전망이다.

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200)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0.24% 하락한 3,036.16에 개장하자마자 4거래일 만에 장중 3,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닥도 910선 초반으로 밀려나며 조정 장세가 길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간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에 대한 실망으로 금리가 급등하고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낙폭을 키운 영향이 반영됐다.

파월 의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 대담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최근의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해 "눈길을 사로잡는다"고만 말하며 시장에 실망을 안겨줬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다시 1.5% 선을 상회했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4.28포인트(2.11%) 급락한 12,723.47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수준이며 장중 기준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내렸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약세가 최근 미국 금리 급등 여파로 발생하고 있는 것인 만큼 국내 증시도 당분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포함한 주요국 정책 결정에서 국내 증시가 자유롭지 못한 만큼 당분간 금리 수준에 익숙해진 후 부양 자금 집행까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의 기술주 하락은 기본적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조정 요인"이라며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해서 코스닥이 더 영향을 받을 수 있겠으나 코스피에도 전기차, 2차전지 등 기술주가 많이 포함돼 있어 조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연준의 차기 행보를 주목하면서도 당분간은 연준과 시장의 '동상이몽'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선 금리의 가파른 반등이 이어질 경우 연준이 구두 개입 혹은 채권 매입 확대 등 조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이어 "시장은 연준의 추가적인 행동을 바라고 있으나 연준은 지금이 나쁘지 않다고 보는 듯하다"며 "실물 부분은 온전히 회복되지 않았는데 자산 가격은 최고치라 속도 조절을 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전략팀장은 "시장과 정책 당국 간 '기 싸움' 국면으로 보인다"며 "시장은 계속 연준의 액션을 원하지만 파월은 당장 '당근'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어 "금리가 오르는 본질적 이유는 경기 회복이지만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제어해줬으면 하는 게 시장의 바람"이라며 "단기 급등에 대한 조율이 진정되기보단 연장되고 있으니 이에 대한 시장의 신경질적인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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