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이윤구 기자 = 자동차보험시장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는 동부화재가 최근 '먹튀' 논란이 이는 마일리지보험 판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운전을 덜 할수록 보험료가 할인되는 마일리지 보험은 작년 12월 중순 출시된 후 판매가 늘어나고 있지만, 운행거리 검증과 환급이 어려워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마일리지 보험 출시 후 올해 2월 말까지 3만1천75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손해보험 2위권 업체 중 계약 건수 기준으로 가장 많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은 2만4천385건, 메리츠화재는 2만2천811건, LIG손보는 1만8천288건을 계약했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계약 실적은 7만12건이었다.

문제는 마일리지 보험이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주행거리 검증 부실 우려다.

계기판 사진촬영 방식은 조작 가능성이 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사가 직접 또는 위탁 방식으로 가입자의 주행거리를 일일이 확인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환급과 관련해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료를 먼저 할인받은 고객이 나중에 기준을 맞추지 못했더라도 환급하지 않고 다른 보험사로 옮겨버리면 보험사가 손실액을 받아내기 어렵다.

동부화재가 이런 위험에도 경쟁사보다 마일리지 보험 판매 건수가 많은 것은 최근의 차보험 시장 내 입지 강화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동부화재는 작년 4~6월 분기에 덤핑 논란 속에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1위에 올라섰다. 온라인 차보험 판매 확대에 힘입어 작년에 전체 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15.5%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오는 4월 납입보험료부터 차보험료를 업계 최대폭인 2.6% 인하하겠다고 밝히는 등 올해 들어서도 공격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동부화재는 마일리지보험 판매 비중을 현대해상과 LIG손보 등과 비슷한 수준인 4~6%대로 유지하고, 먹튀 가능성이 큰 선할인 방식 계약 비중을 4%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위험 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진 못한 상태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마일리지보험 판매 리스크에 대한 대응은 긴급출동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계기판을 촬영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며 "아직 주행거리 확인을 위한 프로세스를 마련하진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마일리지보험은 AXA손해보험 등 일부 온라인 손보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는 가운데 출시 석 달 만에 약 30만건이 판매됐다.

당초 서민 보험의 개념으로 도입됐지만, 최근 일각에선 중산층의 '세컨드카' 감세 상품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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