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최근 몇 년간 코스피 움직임을 보면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대체로 상승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하지만, 요며칠 원화 강세 국면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 코스피가 하락하는 '기싸움' 양상이 펼쳐지며 향후 장세가 주목된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3월말부터 가파른 하락 움직임을 보이면서 1,070원대에서 1,020원대로 떨어졌다.

이 기간(3월24일~5월2일) 동안 외국인들의 순매수를 살펴봐도 3조3천660억원에 달한다.

기간을 좁혀 최근 4거래일로 보면 외국인은 순매도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은 이 기간에 하루평균 1천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이면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코스피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요인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원화 강세가 막바지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 등 주요 요인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돼 원화의 추가적인 강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달러화를 다시 거둬들이는 테이퍼링을 예상대로 실시하고 있어 이는 원화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기싸움은 당분간 수급 장세인 코스피에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원 환율이 떨어지면 외국인이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지만 단기적으로 보면 외국인이 원화 강세가 막바지라는 인식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임 팀장은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더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는 외국인들 시각에서는 국내 증시에서 차익실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화가 과거의 박스권을 벗어나 강세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팽팽한 기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원화의 강세 현상이 지속된다면 주식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원화의 방향을 따를 수밖에 없게 돼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추가 하락보다는 단기적인 트레이딩 기회를 노려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달러-원 환율은 단기적으로 하락을 멈추고 상승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하락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원 환율은 단기적으로 다소 올라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대내외적인 여건을 볼 때 원화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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