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멘토'로 불리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풀어나갈 통화정책에 대해 믿음을 보이면서도 작은 충고를 잊지 않았다.

김광두 원장은 8일 연합인포맥스와 전화통화에서 신임 한은총재의 역할을 묻는 말에 "이주열 총재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통화정책 전문가로 알아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대답을 아꼈다.

사실 김 원장은 지난 1995년부터 1998년까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회에서 위원으로 활동했다. 잠시나마 한은에서 이주열 총재와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금통위원직으로 치면 김 원장이 이 총재의 선배인 셈이다.

이런 배경을 가진 김 원장은 현재의 통화정책기조가 경직성을 보이는 데대해 경계감을 피력했다.

그는 "한은이 금리에 대해서 너무 경직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오픈'해서 통화정책에 대해서도 논의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기준금리 인하론이든 인상론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기준금리 인하는 무조건 안 된다는 식으로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수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하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론이 자취를 감춘 데 대한 김원장의 진단이다.

그동안 내수부진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론이 제기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총재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방 압력이 생기면 선제적으로 금리를 움직이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뒤로는 상황이 달라졌다.

그렇다고 김 원장이 당장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올해 들어 회복기미를 보이던 경기가 내수를 위주로 약화되는 만큼, 내수 부양을 위한 수단으로 기준금리 인하 자체를 금기시할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리인하의 부작용으로 외화자금 유출이나 가계부채 증가 등을 언급하고 있으나, 한은만 보면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뭐가 나쁘다는 이야기가 없다"며 "한은도 내놓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정책당국이 더욱 폭넓은 논의의 장을 통해 정책을 선택하고 결정할 경우 일방적인 결정으로 생길 수 있는 정책실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원장이 "정부가 추가적인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면서 오히려 부동산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정부의 명백한 실수"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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