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경제 전망은 어두운데 애널리스트의 종목 전망은 여전히 장밋빛이 많다. 경제는 어려워도 `이 종목은 좋다'고 외쳐야 하는 종목 애널리스트 숙명이랄까.

애널리스트가 제시하는 12개월 목표주가를 활용해 내년 코스피 목표지수를 산출해보니 3,000을 훌쩍 넘었다. 매크로 관점에서 산출된 내년 목표지수는 2,000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내년 종목 전망 추정치에는 낙관적 편향이 투영돼 있다.

14일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매크로 관점의 톱다운(Top-Down)이 아닌 섹터ㆍ종목 관점의 바텀업(Bottom-UP)으로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을 구해봤다.

MSCI Korea 지수에 포함된 종목 가운데 우선주를 제외한 101개 종목에 대한 2천884개의 목표주가(외국계 증권사 전망치 포함)를 활용해 시가총액 비중대로 가중평균해 상승여력, 즉 기대수익률을 산출했다.

이 결과 내년 주식시장 기대수익률은 30.6%에 달했다. 같은 기업 내 최고 목표주가, 최저 목표주가로 구해보면 최고 69%, 최저 -7.2%의 기대수익률 분포를 보였다.

현재 코스피 1,850을 이에 대입해보면 평균은 2,400, 최고는 3,126선이 나온다. 하락 여력은 적다.

이 연구원은 "현재 시장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결과"라며 "내년 실적 전망 추정치에는 다소 낙관적인 시각이 많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지수라고 할 수 있는 개별기업 지수가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심적 쏠림현상이 강하다"며 "내년과 올해 4분기 실적 낙관론을 경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당장 4분기 이후 내년 실적전망이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를 보면 이번 3분기 이후 4분기부터 극적인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3% 늘어난 26조원으로 전망된다.

연말 연초 급격한 이익추정의 변동성이 없다면 3분기를 기점으로 기업실적의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시장 전체적인 실적개선의 속도가 생각보다 더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연구원은 "낙관론(목표주가 최고값)과 신중론(목표주가 최저가)의 간극이 80%에 달할 정도로 투자의견이 양극화돼 있는 점도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2008년 11월 금융위기 정점 당시 투자의견 최고가와 최저가의 간극이 100%를 넘어선 적이 있었다. 현재는 2008년 4월과 유사하다. 금융위기 영향을 배제한다면 50%를 넘어간 적은 2006년 8월이 유일하다.

그는 "2006년과 2008년 4월의 경우 실적추정이 하향조정되는 흐름을 보였던 반면, 2008년 11월에는 오히려 실적전망이 빠르게 호전됐다"며 "어떤 방향으로 갈지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별 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릴 때 실적추정 재조정이 시차를 두고 일어날 가능성이 크고, 그 과정에서 해당 종목의 성과가 좋았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애널리스들의 시각차가 크게 확대된 기업 중 앞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큰 종목은 OCI, 한화케미칼, 대한항공,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동국제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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