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3일 "국민연금이 저성장과 저금리, 고령화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날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한국금융학회 주최로 열린 '국민연금과 거시경제' 정책심포지엄에 참석해 "급여수준 인하 등 선제적 조치가 취해져 기금소진년도가 2060년으로 기존 예측치보다 13년 가까이 연장됐지만,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추세는 여전히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고성장·고금리로 표방되는 자본시장의 황금기가 종료되면서 과거의 운용실적을 유지하기가 날로 어려워질 전망"이라며 "실제로 국민연금기금 운영위원회에서도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중기 목표수익률을 과거보다 낮은 5.8%로 설정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장은 "공적연금의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백세시대에 대한 대비는 사적연금을 통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종합연금포털 구축과 미래설계센터 설치, 금융상품자문업 도입 등 노후설계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사적연금 활성화에 필요한 제도를 개선하고, 관련 금융상품의 개발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자산운용의 효율성 강화와 소비자들의 신뢰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은 지원 노력과 병행해 철저한 감독을 통해 연금시장이 국민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보다 큰 그림에선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들의 주요 활동무대인 자본시장이 역동적으로 발전해 줘야만 한다"며 "해외 및 대체투자 확대가 불가피하기는 하지만 국민연금과 같은 거대 플레이어가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국내 자본시장의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코넥스 시장과 같은 신자본시장을 개척하고 PEF, 자산운용업 등 자본시장과 연계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금융 부문이 발달해야 한다"며 "더불어 해외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을 촉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자본시장의 양적 그리고 질적인 성장을 통해 핵심 연기금들의 해외 및 대체투자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면 윈윈 상황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주요 연금기금들과 자산운용 등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동반진출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우리의 국민연금은 2044년까지 약 2천500조원, 퇴직연금은 2020년에 2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 그리고 사적 연기금의 확대가 자본시장 발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효율적이고 역동적인 자본시장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hy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