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로 둔화되고 있는 한국경제 챙기기의 하나로국제금융계 거물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대외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에 대한 국제금융계의 협조를 당부하고, 대내적으로는 한국에 대한 투자확대뿐 아니라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통해 창조경제 지원 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서울금융시장은 대통령이 국제금융계만큼이나국내금융계를적극적으로 어루만지고 챙겨야 한다며 지적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국내 금융계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청와대 무궁화실에서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 회장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샌즈 회장과 금융을 통한 창조경제 지원과 원-위안화 거래활성화 등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영국과 한국의 금융기관이 신흥시장에 진출해 같이 금융지원을 하게 되면 서로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C그룹은 이라크 카발라 정유소와 UAE 원전사업 등 한국기업이 진출한 프로젝트에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대통령은 피터 샌즈 SC그룹 회장으로부터 한국 철수를 부인하는 발언과 함께 앞으로 한국에서 금융사업을 계속 성장시키겠다는 뜻도 받아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5월27일에는 공격적인 투자로 유명한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 이사진을 청와대에서 직접 만났다.

당시 박 대통령은 림분헹 테마섹 이사회 의장과 호칭 최고경영자(CEO)에게 "테마섹이 우리의 유망벤처·중소기업에 투자할 경우 양국간 상생협력의 모델이 될 수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거의 한 달 사이에 국제금융계의 거물들을 잇달아 만났다.

이와 달리 박 대통령이 국내 금융계인사를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눈 경우는 흔하지 않다.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금융계 인사를 만나 의견을 나눈 것은 지난해 12월20일 오찬형식으로 간담회를 가졌던 게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제기됐던 금융권에 대한 홀대론이 일정부분 확인된 셈이다.

그러는 와중에 국내 금융권에서는 적지 않은 일들이 생겼다. 금융지주 수장들이 일제히 물갈이된 가운데 대규모 고객정보유출과 부정대출 등으로 금융권의 위상이 나락으로 곤두박질한 상태다.

최근에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금융권에 전방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국내 금융계로서는 대통령이 강조한 금융산업을 통한 창조경제 지원은커녕 제 몸 하나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각종 사고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금융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며 "여기에 정작 당국마저도 국내금융권을 예대금리차만 노리는 업종으로,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렇다 보니 국내금융권은 제대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산업의 위축은 결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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