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카카오톡을 통해 더 이상 모바일상품권을 팔 수 없게 된 SK플래닛이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카카오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자체적인 판로 개척을 위한 전열 정비에 나섰다.

대규모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카카오톡을 대체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는 한편 B2B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18일 IT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이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코너를 통해 모바일상품권 판매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서 입게 될 매출 감소분은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SK플래닛과 KT엠하우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모바일상품권으로 올린 매출은 1천733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SK플래닛의 매출은 1천74억원이었다.

SK플래닛은 지난 7월 불공정거래 행위 혐의로 카카오를 제소하면서 모바일상품권의 90%를 카카오톡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추산하면 SK플래닛은 1천억원에 가까운 모바일상품권 판로가 막히게 된 셈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모바일상품권 사업자들에 판매 플랫폼만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수익을 올려 왔으나 앞으로는 직접 판매에 나서겠다면서 지난 7월1일자로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SK플래닛, KT엠하우스, CJ E&M, 원큐브마케팅 등 제휴 업체들은 '날벼락'을 맞았고 SK플래닛은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의 지배력을 이용해 모바일상품권 시장을 독점하려 한다"면서 크게 반발했다. 결국 공정위 제소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모바일상품권의 사용기간, 환불 절차 등에 대해 협의가 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계약을 중단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지난달 말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약탈적 경쟁을 방치해선 안된다"는 말까지 하면서 카카오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카카오가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당시 노 위원장은 "카카오는 3천400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보유한 플랫폼을 갖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 다른 입점 사업자가 펼치던 사업영역에 직접 진출해 이용료를 차별화하거나 거래조건을 까다롭게 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의 제재 가능성과 별개로 SK플래닛은 일단 막힌 판로를 다시 뚫을 수 있는 내부 플랫폼 정비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간 자체 판매 플랫폼으로 활용해 온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 네이트온 등은 물론 지난 6월 출시한 통합 커머스 브랜드인 '시럽' 앱을 통해서도 모바일상품권인 기프티콘의 판매를 시작했다.

모바일상품권의 정식 명칭도 '시럽 기프티콘'으로 바꾸고 위치 기반 커머스 서비스와 연계를 시도해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

B2C 시장보다 훨씬 규모가 큰 B2B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매출 유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SK플래닛은 이미 '비즈콘'이란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상품권 B2B 판매를 진행해 왔다. 비즈콘은 기업들이 이벤트를 위해 쿠폰을 대량 구매할 때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그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 개발에 힘을 쏟을 것"이라며 "기프티콘 인프라를 이용한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발굴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도 모바일상품권 B2B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기업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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