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정지서 기자 = '3조 시대'를 앞둔 한국형 헤지펀드의 새로운 장은 투자자문사가 열 것으로 보인다.

기존 헤지펀드 시장 강자들이 성장통을 앓는 사이, 장외시장에서 실력을 쌓은 투자자문사들이 헤지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체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2조7천억원 정도다. 지난 5월 말 2조9천억원에 육박하며 3조원 돌파가 현실이 되는 듯했지만, 대형 헤지펀드 중심으로 환매가 가속화되며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상반기 중 헤지펀드 시장이 무리 없이 '3조 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관과 법인 중심 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데다, 이름있는 선수들이 헤지펀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서다.

현재 헤지펀드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곳은 쿼드투자자문과 안다투자자문, 라임투자자문, 타임폴리오투자자문 정도다.

꾸준히 헤지펀드 시장 진출을 염두고 두고 관심을 보이는 그로쓰힐투자자문과 한가람투자자문, 그리고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까지 고려하면 적잖은 도전자들이 대기하는 셈이다.

이중 쿼드투자자문은 내달 금융당국의 헤지펀드 전문운용사 최종 본인가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라임과 타임폴리오는 내년 무렵 본격적인 운용사 전환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는데 투자자문사 출신인 브레인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역할이 컸다는 점에서 새롭게 도전장을 내미는 투자자문사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예사롭지 않다.

A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난 2011년 말 200억이 갓 넘는 규모로 시작한 한국형 헤지펀드가 10배 넘게 크기까지 자문사 출신 운용사들의 역량이 크게 뒷받침된 게 사실"이라며 "특화된 운용스타일이나, 헤지펀드만을 위한 조직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문사는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라고 말했다.

B 자산운용사 고위 임원은 "이미 국내 많은 투자자문사들이 일임 자금을 롱숏 스타일로 운용하거나, 홍콩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사모 형태의 준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며 "이들의 트렉레코드만 살펴본다면, 기존 대형 운용사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수익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의 시장 진입이 가시화된다면, 한국형 헤지펀드는 3조 시대라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 질적 양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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