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법처리까지 각오하고 영장 집행을 거부하겠다는 초강수를 던진 만큼 이번 결정은 사실상 김 의장의 승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수사기관의 감청 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만약 영장 거부로 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대표로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이용자 정보보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1일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간담회에 이어 이날 기자회견에도 김범수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카톡 검열 논란이 한창일 때에도 김 의장은 공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아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 의장의 코멘트가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 대표는 "대외적으로 업무를 실행하고 설명하는 것은 대표이사의 몫이기 때문에 (김범수 의장이 아니라) 제가 이 자리에 나와 설명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김범수 의장도 이번 사태에 대해 큰 우려를 하고 있다"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의견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다음카카오의 최대 주주이자 실질적인 리더이지만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 있는 상태다. 이석우 대표와 최세훈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그러나 다음카카오의 주요 의사결정이나 사업 전략에 대해서는 김 의장이 직접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이 직접 나와서 사과를 하는 것이 모양새가 더 좋았겠지만 최근에는 대외적인 활동을 극히 자제하고 있다"며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는 발언인 만큼 김 의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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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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