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셀트리온이 경영권 매각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들며 공매도와 전쟁을 선포한 지 2년이 다 돼 갑니다. 롱-숏펀드 전성시대와 함께 공매도, 대차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공매도는 다양한 투자 기법 중 하나로 시장에 투자 활력을 촉진한다는 긍정적인 면, 유언비어나 악의적 소문을 내 주가를 떨어뜨린 뒤 막대한 수익을 노려 시장 혼란을 초래한다는 부정적인 면을 함께 가진 '양날의 칼'입니다. 셀트리온이 오너 개인의 반발이었다면, 최근 주식시장에 공매도와 전쟁을 선포한 중국원양자원은 주주들의 자발적인 대항입니다. 중국원양자원 외에도 공매도 세력에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주주 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연합인포맥스는 5회에 걸쳐 공매도 논란을 분석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1천240원(11월4일)에서 1만2천850원(12월15일).

30거래일 가운데 16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한 중국원양자원은 한달여간 10배 이상 올랐다. 연속 상한가로 2거래일 거래 정지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주가는 더 올랐을지 모른다.

단기간에 이렇게 많이 오른 종목이 없었던 탓에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는 후강퉁, 중국 경기부양 수혜주 등으로 지목돼 '대단한 주식'으로 불리지만 한 때는 '상장폐지' 위험에 내몰렸던 중국원양자원에 한달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업계에서는 숏 플레이어에 대항한 개미 군단의 첫 승리 사례라고 평가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원양자원은 2009년 5월22일 공모가의 배인 6천2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며 국내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2007년 홍콩에 설립된 지주회사로 원양어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 중국원양자원은 국내 증시에 입성한 7번째 외국 기업으로 기록됐다.

식자재 고급화로 우럭 등의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에 상장 이후 나흘 연속 상한가에 올라 주가가 1만원에 육박하는 등 출발은 좋았다.

그러나 연합과기, 중국고섬 등의 사태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경영 건전성과 투명성에 의구심을 가지는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퍼진데다, 대표의 말 바꾸기 등으로 중국원양자원은 잊혀갔고 상장폐지 위험에도 내몰렸다.

주가는 8천원~1만3천원에서 맴돌다가 2011년 초 1만원대를 마지막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작년에는 하한가를 맞는 날이 부쩍 많아지더니 주가는 1천원대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2011년 초 111만여주에 불과했던 대차잔고는 지난달 17일 1천430여만주까지 급증했다. 공매도가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날도 있었다.

주주들은 공매도 반대운동을 시작했다. 1인 시위도 하고, 단체 시위도 했다. 주주모임을 만들어 중국원양자원의 상황을 소통하다 집행부를 만들어 결집한 게 작년 초다. 주주들은 공매도 피해가 심각하다고 판단, 대차 반대 운동을 벌였다.

중국원양자원 주주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미들이 뭉치면서 대차 서비스에 급제동이 걸렸고, 숏을 쳤던 기관과 외국인은 대차가 중단되고 주가가 급등하자 손실을 메우기 위해 숏커버링에 들어왔다. 파는 주주는 대폭 줄었는데, 숏커버링 등이 몰리다보니 주가는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대차잔고는 한달도 안 돼 400여만주가 줄어 지난 12일 기준 1천80만주를 기록했다.

대차를 해 줄만한 기관들 물량은 동이 났고, 중국원양자원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개미들이 똘똘 뭉쳐 대차를 거부하다보니 대차 물량을 구하지 못해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증권사들의 대차 권유 제안에 대부분은 개미들은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 거래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물론 공매도 저지 때문에 주가가 온전히 오른 것은 아니다.

그동안 신뢰 문제에 끊임없이 휩싸였던 장화리 대표가 BW를 인수하고, 자발적으로 보호예수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저평가의 주된 원인이 해결됐다. 후강퉁 시행과 함께 본토 주식에 비해 저평가된 중국원양자원의 주가가 '턴'하게 된 것이다.

공매도 거부 주주운동과 함께 내년 상·하한가 확대로 중국원양자원과 같은 공매도 집중→주가 급락 사례는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 30%의 주가 변동폭에서 60%로 늘어나는 만큼 공격적인 공매도는 감당할 수 없는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원양자원은 저평가 요인 해소에 공매도 저지에 따른 숏커버가 더해져 주가가 폭발력을 낸 매우 이례적인 종목"이라며 "실적이 좋지 않아 저평가된 종목이라면 아무리 공매도 저지 주주운동을 한다고 한 들 효과가 없을 것이어서 실적, 사업내용을 먼저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셀트리온 사례에서도 보듯, 공매도 저지를 위한 것이 주가 조작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며 "공매도 저지에만 현혹되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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