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중국의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두 지표가 지극히 다른 그림을 제시했다.

당국이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대비 상승하며 제조업 경기 개선을 가리켰지만, HSBC의 제조업 PMI는 경기 악화를 가리킨 것이다.

1일 중국물류구매연합회(CFLP)는 3월 제조업 PMI가 53.1을 기록, 직전월의 51.0에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PMI는 경기 확장과 수축을 가르는 '50' 위에 머물렀으며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HSBC의 제조업 PMI는 3월 48.3으로 2월의 49.6보다 낮아졌으며 '50'을 5개월째 밑돌았다.

공식 PMI에서는 특히 대형 제조업체들이 생산 개선 신호를 보냈지만 중소업체들은 덜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점은 HSBC PMI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HSBC는 PMI 산출 시 중소 제조업체의 비중을 더 높게 계산하기 때문에 공식 PMI보다 낮은 수치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식 PMI가 중국 경제가 여전히 글로벌 경기 위축과 부진한 부동산 경기로 고전함을 가리켰지만, 동시에 중국 경기 전반에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하며 올해 후반 경기 개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CFLP는 중국 경기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경고로 지표 호조에 따른 시장의 흥분을 잠재우고자 했다.

장리췬(張立群) CFLP 애널리스트는 "PMI가 중국 경제 활동이 개선됨을 나타냈지만, 경제 전반의 수요가 취약해 경제 성장이 둔화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신규 수출 수주가 약화하면서 성장 모멘텀이 더욱 둔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해서 누그러지면서 수출 증가세 둔화는 중국 정부의 추가 완화 조치를 유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알리스테어 톤턴 IHS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전반이 여전히 억눌려있는 점으로 볼 때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중 최악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실질적인 신용 완화가 확연히 투자심리를 개선했으며 더 나은 하반기의 기초를 다질 것이다. 최소한 상황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2월 음력설인 춘제(春節) 연휴 뒤 경제활동이 모멘텀을 얻으면서 3월 PMI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수년 동안 3월 PMI의 평균 상승폭은 3%P를 약간 넘어 올해보다 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PMI 결과에 환호했다.

탕지엔웨이 교통은행 이코노미스트는 "3월 지표에서 알 수 있듯 PMI 상승 추세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myta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