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동서는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코스닥 시장 서열 3위로 뛰어올랐다.

1996년 상장, 코스닥시장의 맏형 격인 동서는 '커피믹스' 이외에 기업을 알릴만한 특별한 재료가 없었지만, 지난해 대표적 고배당주, 중국 수혜주, 실적 개선주라는 이름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서는 전일 2만3천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초 1만5천원선에 거래되던 동서는 일년 새 65% 가까이 주가가 치솟았다. 주가 급등으로 1조원 중반에 머무르던 시가총액도 덩달아 2조3천억원대로 불어났다.

기관 투자자가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낸 이유는 단연 '배당 기대감'이다.

동서의 최근 3년 시가배당률은 3.5%다. 2013년 기준 코스닥 시장 상장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이 1.82%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 셈이다. 이번 정부가 기업의 배당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서자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언급되던 동서는 정책 수혜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동서는 보통주 1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004년 이후 12년 연속 시가배당률 2%를 웃도는 현금배당을 발표한 것이다.

A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얼마 전 발표한 동서의 배당률도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했다"며 "전통적으로 고배당주인 동서는 개인보다 기관들 사랑을 독차지해온 숨은 진주"라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시장에서 가치투자 하우스로 이름이 알려진 하우스들은 과거부터 동서를 꾸준히 찾아왔다"며 "그만큼 실적 부분에서도 충분히 저력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동서는 동서식품을 비롯해 동서유지, 동서물산, 성제개발, 대성기계, 동서음료 등 8개 계열사를 보유한 지주사다.

시장에서는 동서의 주가상승 저력이 알짜 자회사 '동서식품'으로부터 나온다고 평가한다. 그 흔한 기업설명회, 증권사 리포트 없이 시장에 이름을 알린 것도 동서가 '동서식품의 동서'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것이 동서식품의 국내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은 80%를 웃돈다.

B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동서식품이 커피믹스 시장의 독보적인 위치를 통해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게 고배당과 실적 개선의 주된 원인"이라며 "동서가 중국 커피믹스 시장 진출까지 준비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더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코스닥 시장 6위권에 머물던 동서가 지난해 단숨에 넘버 3로 등극하게 된 것도 기관 사이에서 존재하던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비공식적으로 시장이 내다보는 목표가가 3만원임을 고려하면 당분간 동서의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C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도 "지난해 10월 무렵 대장균 파동에 주가가 휘청였을 때도 확실한 배당성향과 실적이 주가 반등 모멘텀을 제공했다"며 "아직 사상 최고가인 2만5천원선을 회복하려면 룸이 조금 남았지만, 꾸준한 기관의 매수세는 올해 연말까지 동서를 확실한 코스닥 서열 3위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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