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시장 분석가들은 유로존 주변국의 국채 금리가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 부채 시장에 즉각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17일 CNBC에 따르면 슈나이더 포린 익스체인지의 이메르 데일리 외환 시장 분석가는 "시장은 지금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에 대해 매우 비관적"이며, "스페인은 채권 투자자들에 지배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는 "국채 금리로 볼 때 시장은 이미 누군가는 분명 구제금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그 누군가는 바로 스페인"이라고 경고했다.

많은 전문가는 스페인이 지금과 같은 6%가 넘는 높은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스스로 차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크레디 스위스(CS)의 밥 파커 선임 고문은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6~7% 범위에서 6~12개월간 머무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스페인이 유로화안정기구(ESM)에서 자금 지원을 받아야 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일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스페인이 재정 긴축안을 고수하지 않는데 대해 시장이 벌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스페인이 추가 긴축안을 내놓더라도 긴축안으로 스페인 경제가 다시 침체에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로 국채 금리는 다시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로존 주변국으로의 전이 위험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우려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시장은 계속 이탈리아를 믿어주고 있지만, 이탈리아가 이미 침체에 들어섰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이 대량으로 국채를 사들임으로써 위기를 종료하길 꺼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들은 위기 해법의 '본보기'로 평가됐던 아일랜드의 경우 아일랜드 경제가 침체로 다시 빠져들면서 이러한 이미지가 훼손됐으며, 포르투갈 역시 재정 적자를 감축해나가고 있으나 노동 개혁이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등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결국, ECB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유럽 부채 위기는 다시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나이더의 데일리는 "올해 중반에는 위기가 더욱 심각한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며 "이미 위기가 시작됐으며 이는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ECB가 당분간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기존 역할을 잊고 채권매입프로그램(SMP)을 통해 시장에 개입하거나 기준금리를 1%에서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ECB의 개입은 독일이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이다.

도이체방크의 토마스 메이어 애널리스트도 "올해 중반이면 신재정협약과 유로화 상설 구제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점에서 재정을 좀 더 균형 있게 조정하는 것은 각국 정부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데일리는 독일이 점점 고립을 자초하고 있으며 만약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어떤 조치든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페인에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면 돈을 대야 하는 나라는 독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인 우려가 좀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이날 스페인은 50억유로 가량의 12개월물, 18개월물 국채를 각각 발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국채 입찰보다 오는 19일 예정된 스페인의 2년물과 10년물 국채 발행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