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올해 3월 민영보험사로 재출범한 NH농협생명이 오는 2020년까지 생명보험업계의 매출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를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에 필적하는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밝히는 등 성장 비전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방카슈랑스 규제 유예 기간에 전국의 NH농협은행 및 지역 농축협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후 상황에 대비해 영업채널과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 매출 기준 업계 3위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농협의 복안이다.

나동민 NH농협생명 대표와 임원진은 17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출범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생보업계 2~3위권에 포진, 업계 맹주 역할을 하는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에 대한 선전포고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을 쏟아냈다.

먼저 나 대표는 "NH농협생명의 시장진입으로 대형 3사 위주의 과점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며 "현재 9조원 수준인 총수보를 2020년까지 18조원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생명의 한 임원은 이와 관련해 "2020년 총수보 18조원은 업계 3위권에 해당할 것"이라며 "7~8년 후 매출 기준 업계 순위는 NH농협생명과 (대한생명 또는 교보생명 등) 다른 주요 생보사가 3위 자리를 놓고 혼전을 벌이는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생명은 지난 3월 자산 35조3천억원, 총수보 9조3천억원의 업계 4위 규모로 출범했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의 자산은 작년 말 기준으로 각각 67조2천250억원, 60조7천982억원 규모다. 2010 회계연도 말 기준 총수보는 대한생명이 11조975억원, 교보생명이 10조7천814억원이다.

'8년 후 업계 3위'를 기치로 내건 NH농협생명의 복안은 기존 채널 활용 극대화와 신채널 강화다. 신채널 강화에는 다른 보험사를 인수ㆍ합병(M&A)하는 방안도 포함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NH농협생명은 단위 조합의 방카슈랑스 규제를 5년간 유예받아 기존 주 채널인 농축협 조합을 동원해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

나 대표는 "NH농협생명은 타 보험사보다 저렴한 보험료를 제공하고, 전국 4천487개의 농축협 조합 채널과 1천175개의 NH농협은행 네트워크 등 전국에 방대한 영업조직을 갖추고 있다"며 "(기존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던) 농축협 조합 관리 인력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영업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NH농협생명은 이처럼 기존 채널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한편 방카슈랑스 규제 후의 상황에 대비해 설계사, 텔레마케팅, 대리점 채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농협은 현재 1천165명 수준인 설계사 수를 올해 말까지 1천500명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업계에선 NH농협생명이 향후 주요 생보사로부터의 설계사 영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대형 생보사들은 설계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비중이 70~75%에 달한다.

NH농협생명은 설계사 인력 확충 외에 텔레마케팅이나 대리점을 통한 매출 확대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나 대표는 "설계사ㆍ텔레마케팅ㆍ대리점 등 신채널 확대를 통해 장기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NH농협생명이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NH농협생명이 출범 초기 조직 안정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한 만큼 앞으로 1~2년간은 M&A 시장에서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진 않겠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 대도시나 신채널 등 상대적으로 열세를 안은 영업 포인트를 보완해 줄 수 있는 M&A 대상을 물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 대표가 다른 보험사를 인수ㆍ합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재 시점에서 그렇다고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대한생명 등 주요 생보사의 몸집 불리기 행보를 NH농협생보가 간과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액보험 등 신상품 개발도 NH농협생보가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부문이다.

업계와 차별화된 유배당 연금상품의 판매를 활성화하고 내년에는 변액보험 출시와 함께 다양한 보장성ㆍ저축성 상품, 고객별 특화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나 대표는 변액보험 출시 시점과 관련해 "민영보험사를 보면 변액보험 출시 준비 기간이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라며 "특별계정을 마련해야 하고, 정보기술(IT) 부문의 지원도 필요해 내년 하반기 정도가 출시 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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