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의 부진한 경제지표와 유럽 선거 결과에 초긴장 상태다.

지난주 미국 노동부는 4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1만5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인 16만8천명 증가를 크게 밑돈 수치다.

프랑스와 그리스 선거 결과로 유로존에서 긴축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점은 향후 위기 해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6일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인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가 집권당 대중운동연합(UMP) 후보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했다.

올랑드 당선자는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한 긴축만을 강조한 유로존 신(新) 재정협약으로는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며 성장 정책을 포함해야 한다고 협약 재협상을 주장해왔다.

같은 날 시행된 그리스 총선에서 기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신민당과 사회당(PASOK)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할 것으로 나타났다.

내무부의 부분 개표 결과, 신민당은 득표율 18.9%로 전체 의석 300석 중 108석을, 사회당(PASOK)은 13.4%로 41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야당인 진보좌파연합(시리자)은 16.8%로 51석을 확보, 2위 자리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 유로화, 선거 결과에 '원빅' 급락 = 유로화는 유럽 선거 결과에 맥없이 밀려났다.

7일 오전 11시 9분 현재 유로-달러는 전장 뉴욕대비 0.0111달러 하락한 1.2973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유로화는 4개월래 최저치인 1.2955달러까지 하락했다.

유로-엔도 한때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103.23달러까지 밀린 뒤 0.91엔 하락한 103.26엔에 움직였다.

IG 마켓츠 증권의 이시카와 준이치 애널리스트는 프랑스와 그리스 선거 결과가 나오면서 위험 회피심리가 강해져 유로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번 주는 위험 회피가 주제"라면서 유로-달러가 단기적으로 1.29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1.2900달러가 무너지면 차기 지지선은 1.2827달러로 예상됐다.

이시카와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유로화를 꺼리면서 미 달러화와 엔화가 안전자산으로서 투자 매력을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그리스 총선 결과가 그리스는 물론 유로존 자산에 대한 상당한 불확실성을 만들어낸다"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당국자들은 그리스가 재정 긴축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구제금 지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엠마 로슨 NAB 외환 전략가는 "(그리스) 긴축 조치의 향방이 유로화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는 재료"라며 "이번 선거 기간이 유로화에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오래전부터 예상해 왔다"고 설명했다.

▲ 겁먹은 亞 증시 = 주요 아시아 증시는 동시다발적인 악재로 잔뜩 위축된 모습이다.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오전 11시 9분 현재 전장보다 236.03P(2.52%) 급락한 9,144.22에 거래됐다.

지수는 연휴동안 쌓인 재료를 소화하며 한 때 2.8%까지 밀리며 2월 1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가 강세를 나타낸 것도 지수에 부담을 더했다.

같은 시각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166.60P(2.16%) 밀린 7,534.35에 거래됐다.

유로존 재정 위기가 다시 떠오르면서 수출주와 전자 업종, 금융업종의 대형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지수는 최근 저점인 7,422.00을 하향 테스트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 선을 지나치면 정부가 개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 유가 급락 ㆍ 금값 낙폭 줄여 =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한 악재로 국제 유가는 급락한 반면에 금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에 힘입어 낙폭을 되돌렸다.

7일 오전 8시20분 현재 시카고선물거래시스템(GLOBEX)에서 거래된 6월물 리비아산 원유 가격은 2.37달러 낮아진 96.1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일(미국시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05달러(4%) 추락한 98.49달러에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월7일 이래 최저치이고 하루 낙폭으로는 작년 12월14일 이래 최대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경제지표가 실망스런 모습을 나타내면서 전 세계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수요 감소 우려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기록한 것이 유가 급락을 부추겼다고 이들은 풀이했다.

금 가격은 미 달러화 강세에도 안전자산 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되돌렸다.

7일 오전 10시경 금 현물가는 전장 뉴욕대비 온스당 1.00달러 하락한 1,640.10달러에 거래됐다.

캐머런 피콕 IG마켓츠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지난 6~7주 동안 미 달러화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유로존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로 두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로화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금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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