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주식시장의 버블이 꺼질 경우 과거와 달리 경제에도 광범위한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상하이증시가 6월 고점대비 22%가량 하락했지만, 여전히 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과거 경험에 비쳐 증시 폭락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중국 주식시장의 버블이 붕괴한 2007년~2008년 이후 주식시장은 5년 이상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는 중국에는 주식을 소유한 가구가 그리 많지 않아 자산 가치가 상승하면 소비도 증대하는 '자산 효과'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주식보다 연금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아 주식을 소유한 가구가 전체 가구의 10%에 못 미친다. 이는 미국인들이 절반 이상 주식을 보유한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WSJ는 이러한 이유로 중국 주식시장의 버블이 꺼질 때 중국 경제가 받을 타격이 미미할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실수라고 꼬집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증권사와 트레이딩 업체의 경제 활동이 지난 1분기 성장률을 0.5%포인트가량 끌어올렸다. 당시 중국의 성장률은 7%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만약 증권업계의 성장 지원이 사라진다면 연간 성장률은 1%포인트가량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주가가 하락할 경우 기업들의 채무 부담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주가 상승으로 기업들은 앞다퉈 주식을 발행해 대출이나 채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로 삼아왔다.

하지만 주가가 폭락할 경우 기업들의 부채 축소 노력은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여기에 주가 폭락으로 대출로 주식에 투자한 신용거래자들이 대거 디폴트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우려되는 부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현재 신용거래 잔액은 2조2천억위안으로 유동 신용거래 시가총액의 12%와 맞먹으며, 국내총생산(GDP)의 3.5%와 맞먹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두 비율은 글로벌 주식시장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WSJ는 증시가 폭락할 경우 시진핑 국가주석의 개혁 의제와 중국의 경제 관리 능력에 대한 국내외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따라서 중국 증시 하락에 따른 타격이 주식 투자자들에게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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