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보다 중국이 더 걱정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그리스에 집중하는 동안 정말로 걱정해야 할 금융위기는 그리스가 아닌, 바로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경고했다.

매체는 몇 분기가 지나면 이번 사태가 1929년 주가폭락으로 미국의 대침체를 불러온 대공황과 같은 '중국판 1929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우선, 1929년의 미국이나 지금의 중국이나 모두 10년간의 광적인 성장으로 과도한 부의 창출과 부의 과잉이 나타난, "유사한 경제 발전 단계에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용이 극도로 빠르게 증가했으며, 증시 폭락을 부른 요인 중 하나가 차입 자금이라는 점이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중국증시의 버블은 단지 1년 만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뉴욕증시의 버블은 훨씬 더 오랜 시간의 걸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1927년부터 이미 미국 주식의 공정가치에 대한 논란은 시작됐으며, 1929년 10월24일 주가가 폭락하기 전에도 그 해 주가는 50%가량 올랐다. 상하이증시 역시 지난 1년간 100% 이상 급등하면서 버블 논란이 제기된 지 오래였다.

또 중국과 미국 모두 부동산 투기 버블이 꺼진 후 뒤이어 주식시장 버블이 시작됐다는 점도 유사점으로 지적됐다.

경제적 배경도 유사점으로 꼽혔다. 중국은 빠른 산업화로 농촌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면서 폭발적인 산업성장을 구가했고, 1920년대 미국도 철강, 자동차를 비롯 모든 산업이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면서 사람들은 앞다퉈 투자에 나서던 시기였다.

여기에 1929년처럼 대공황이 오기 전 이미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글로벌 무역 성장에 격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체는 일각에서는 중국은 계획 경제이며, 당국이 공포를 통제할 수 있으며,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으로 성장세가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선 중국 관료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당국의 조처로 패닉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는 1929년 대폭락 때와 유사한 모습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앨런 그린스펀이 지적한 대로 버블은 또 다른 버블로 이어진다면서 중국의 버블 역시 영원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이번 증시 폭락이 재앙적인 경제 대폭락으로 이어질지는 전적으로 앞으로의 대응에 달렸다며 당국이 과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매체는 금융위기의 실질적인 피해는 붕괴 자체가 아니라 은행 부문의 붕괴에 있다며, 주식시장은 단지 신용 위축이 시작됐다는 신호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러한 신용이 위축될 때 중국이 은행 부문, 특히 그림자 금융 부문을 통제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매체는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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