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구조화 펀드의 손실이 커지면서 중국 증시가 또 다른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주가지수를 추적하는 고레버리지의 구조화 펀드가 중국 증시를 또다시 급락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24살의 대학원생인 피터 장은 지난 3개월간 자신이 산 구조화 펀드의 가치가 91% 추락하는 것을 경험했다며 "이는 카지노와 같다. 게임의 룰을 완전히 이해하기도 전에 돈이 증발해버렸다"고 토로했다.

구조화 펀드는 지난 6월 중순까지 중국 증시의 과열을 이끈 주범이다.

초상증권의 지아 롱리 펀드 애널리스트는 "구조화 펀드의 추락은 중국의 부채축소 과정을 보여준다"며 "국영기업 주식을 비롯한 중소형주도 연쇄반응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화 펀드의 추락이 시장에 미칠 체계적 위험을 가장 걱정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조화 펀드는 레버리지가 높아 주가가 상승할 때는 수익이 크게 증가하나, 주가가 하락할 때는 반대로 손실이 극대화된다.

중국 펀드 추적업체 하우바이(Howbuy)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뮤추얼펀드 중 가장 큰 손실을 입은 20개 펀드가 모두 이러한 구조화 펀드였다. 이중 가장 큰 손실을 낸 3개의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92%에 달했다.

작년 이후 중국 대형 펀드운용사들은 레버리지 상품을 크게 확대했다.

금융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구조화 펀드의 총 운용자산(AUM)은 6월 말까지 9개월간 7배가량 늘어난 3천845억4천만위안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8월 말까지 구조화 펀드의 총 운용자산은 1천465억3천만위안까지 감소했다. 2개월 만에 61.9%가량 쪼그라든 것이다.

상하이 소재 금융 컨설팅업체 Z-벤 어드바이저스의 이반 시 디렉터는 "그들은 강세장에서 최고의 승자였지만, 시장이 하락 추세로 진입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구조화 펀드는 대부분 2가지 구조로 만들어지게 되는데, 하나는 저위험의 A구조로 주로 고정금리 상품에 투자되며, 대부분 기관투자자가 참여한다. 또 다른 B구조는 시장의 테마주로 구성된 주가지수를 추적하는 펀드로 해당 펀드의 단위당 순자산가치가 특정 레벌대 아래로 떨어지면, 펀드는 재구조화돼 청산 위기에 놓이게 된다.

해통 금융상품 연구소는 펀드 환매 기대로 펀드 매니저들이 그들이 추적하는 지수 구성 종목의 포지션을 축소하면 수십억위안이 매물로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최대 펀드운용업체인 부국기금(Fullgoal Asset Managemet)은 구조화 펀드의 추락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부국기금이 가장 많은 구조화 펀드를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펀드운용사들은 지난 2년간 12개의 구조화 펀드를 출시했으며 이 중 4개는 50억위안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다.

부국기금의 구조화 펀드의 절반가량은 B 구조로 만들어졌으며 수익률 급강하로 9월까지 재구조화됐다. 부국기금의 대표 펀드이자 중국 내 가장 큰 구조화 펀드인 '국영기업 개혁 구조화 펀드'는 8월 주가 급락으로 수익률도 크게 하락했다.

펀드 추락으로 중국 증권 당국은 곧바로 구조화 펀드의 복잡성을 지적하며 승인을 중단한 상태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사태는 주가가 바닥을 찾더라도 레버리지 투자의 운명이 어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높은 변동성이 어떻게 사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지 펀드업체들이 쓰라린 고통을 배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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