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코스피가 수년째 박스권을 뚫지 못하고 올라간 데에 주가연계증권(ELS)이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ELS 구조상 외국인은 풋옵션 매수 포지션을 보유, 기초 자산 가격이 하락해야 이득을 보기 때문에 지수가 오를 때 외국인이 포지션을 청산해 추가 상승을 막는다는 이유에서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 상품은 지난 2011년 이후 현재까지 175조5천7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초자산이 코스피200지수뿐인 원(1)스타 ELS를 비롯해 2~3스타 상품 모두를 포함한다.

2011년에는 25조1천689만원 수준이었던 코스피200지수 ELS 발행 물량은 2012년 40조3천442억원을 기록, 2014년에는 47조5천17억원까지 급증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2,200선의 좀처럼 넘지 못했다. 코스피 역대 최고점은 2011년4월27일에 기록한 2,231.47이다. 이후 코스피 2,200선을 넘은 적은 4차례에 불과하다.

ELS가 인기를 얻게 됨에 따라 코스피가 '박스피'라는 오명을 얻게 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ELS를 발행하면 개인은 풋옵션 매도 포지션을 갖게 되고 반대 포지션을 주로 외국계 증권사에 넘겨 헤지하게 된다.

풋옵션 매수는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수익이 난다. 이 때문에 강세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적절히 풋옵션 매수 포지션을 청산해 추가 상승을 막는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인기를 끈 시기부터 지수도 박스권에 갇히기 시작했다"며 "외국인의 풋옵션 매수 포지션 청산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스피의 원인을 단순히 ELS 발행으로 한정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LS 기초자산이 코스피200지수에 몰려있을 때는 어느 정도 관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으나 최근에는 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이 많아졌기 때문에 영향력이 예전만큼 크지 않다"며 "정황상 ELS가 많이 모집되는 구간에서 시장이 박스권에 갇혔기 때문에 영향력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다른 요인들도 충분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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