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발간하는 SCMP그룹 측이 미디어 부문 인수를 원하는 투자자와 논의 중인 사실을 밝혔다.

26일 SCMP에 따르면 로빈 후 SCMP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직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익명의 잠재적 구매자가 신문과 잡지, 옥외 매체, 출판 등 미디어 자산 부문 구매 의사를 전해왔다고 SCMP 매각설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현재 논의가 매우 초보적인 단계로 매각 과정은 규제 당국의 검토와 승인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측이 현재 호의를 갖고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후 CEO는 매입 의사를 밝힌 대상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이라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미 관련 소식은 널리 알려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 회장이 SCMP를 인수한다면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휘둘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SCMP는 종종 친(親)중국 논조로 비판받기도 했지만 작년 홍콩의 우산혁명 관련 소식을 최일선에서 전하고, 톈안먼(天安門) 사건 25주년 기획 기사는 물론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도 꺼리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 당국이 홍콩 자치법에 따라 운영되는 SCMP를 통제하지는 못하겠지만, 중국 공산당은 기업인이 언론 소유권을 가지는 데 대해선 꺼릴 것이 뻔하다고 WSJ은 예상했다.

특히 SCMP의 독자층은 주로 중화권 엘리트 계층의 영어 사용자로서 언론의 자유와 관련 남다른 인식을 가졌다는 점도 WSJ은 주목했다.

이는 알리바바가 인터넷 기업 경쟁사인 바이두(百度)와 텐센트(騰訊)이 모두 뉴스 포털을 거느리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을 고려해 최근 잇따라 미디어 회사들을 인수하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SCMP의 후 CEO도 활자 매체의 쇠락 속에 회사의 영속을 위한 차원에서 매각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SCMP가 독립적이고 통찰력 있는 매체로서 경쟁자들과 오피니언 리더들로부터 존경받아왔던 전통을 지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 회장은 수년 전만 해도 모든 언론은 정치적이라며 관련 분야 투자를 꺼렸지만 최근에는 정부만이 권력을 갖고 기업가들이 여전히 사회 주류 계층에서 홀대받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가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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