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중국 증시가 소위 '국가대표'로 불리는 국영 금융기관의 매수세와 당국의 전방위적인 개입으로 지탱되고 있다고 분석됐다.

다우존스는 13일 작년 여름에 이어 '국가대표'로 불리는 매수세력이 최근에도 중국 주식 매입에 나섰다며 다만 지난번 주관리 대상이 국영 대형기업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민간 중소형기업으로 범위가 확대되는 등 전술상 변화가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중국에서는 75곳의 기업이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비슷한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공식적으로 이들 기업은 자발적이었지만, 중국 당국과 이 기업에 가까운 사람들은 당국이 전화로 성명을 내놓도록 촉구했다고 전한다.

이는 작년 증권거래소가 상장 기업에 편지를 보내 성명을 발표하라고 요구한 것과 대비된다. 금융회사의 관계자들도 최근 증시 하락기에 '국가대표' 전술이 더 세심하게 다듬어졌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선전의 한 기업은 "선전거래소가 주식을 계속 보유할 것을 촉구해서 성명을 발표했다"며 "상장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우존스는 이와 관련, 선전증권거래소와 중국 증권감독위원회에 답변을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시장 전문가들이 개입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평가한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는 '국가대표'의 주축인 중국증권금융공사와 중앙후이진투자가 1조8천억 위안(2천737억4천만 달러)을 작년 6월부터 11월까지 증시 안정을 위해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작년 여름 국가대표는 중국 대형은행과 증권사, 에너지기업 등과 같은 지수에 영향을 많이 주는 종목들에 집중했다. 초기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예측이 쉬워지면서 영향력을 잃었다.

일례로 작년 국가대표의 주요 방어 대상이던 페트로차이나 주가는 상하이종합지수가 8.5% 내릴 때 9.6% 하락했다. 매물이 너무 쌓이자 당국이 손을 뗐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증권거래소 관계자들은 더 자발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형 국영기업보다는 중소형 기업에서 나오는 시장 지지 성명을 선호하고 있다. 국가대표도 우량주보다는 다양한 종목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다우존스는 중국증권금융공사도 대형 증권사에 본인 계좌를 통해 주식을 매입하기보다 작고 다양한 뮤추얼펀드를 통해서 투자하는 것으로 전술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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