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8월 이후 국내외 주식시장이 조정에 들어가면서 자산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펀드를 포함한 자산시장에는 올해 커다란 변화의 흐름이 감지됐다.

국내 주식형펀드가 2년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했고, 고객예탁금도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투자자산으로 자금이동이 가시화되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설정 원본은 작년 말 61조1천억원에서 전일 72조5천억원으로 11조4천억원 늘어났다.

랩어카운트는 1년 새 35조6천억원에서 47조2천억원으로 11조6천억원 증가했고, 고객예탁금은 13조7천억원에서 18조2천억원으로 4조5천억원 불어났다.

투자자산으로 올해 27조원 이상이 이동한 것이다.

거래소는 "8월 이후 주가 약세 등에 따라 신규 투자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은 단발적이기보다는 장기적인 금융환경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장은 "고령화 진행,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는 자산 축적에서 자산 분배로 관심을 이전시킬 것"이라며 "국내외 경제의 저성장, 장기화된 저금리로 펀드를 비롯한 투자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2007년의 고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과거 매물 부담이 상당 부분 소화됐다"며 "오히려 코스피 1,600~ 1,700선에서 환매됐던 자금의 재유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확보에 따라 높아진 이익 수준, 국내 증시의 저평가 인식 강화 등이 투자 심리를 호전시킬 것이며, 적립식펀드 등의 수요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위험 관리가 중요한 시대가 된 만큼 과거처럼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보다는 시중금리+α를 추구하는 공모주펀드와 헤지펀드를 비롯한 절대추구형펀드, 해외채권형과 자산배분형펀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게 김 센터장의 예상이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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