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삼성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보수율을 인하하고 나섰지만, 관련업계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보수율은 여전히 다른 운용사의 동일유형 ETF 중 가장 높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다음 달부터 'KODEX 레버리지ETF'와 'KODEX 인덱스ETF'의 보수율을 기존 0.93%에서 0.79%로 0.14%포인트 인하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보수 인하는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비용 절감 혜택을 주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삼성자산운용의 입장이다.

운용업계는 삼성자산운용이 보수율을 내렸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보수율이 책정돼 투자자 입장에서 혜택을 누리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는 총 4종목이다. 이중 KB자산운용은 0.67%, 한국투신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0.70%의 보수율을 책정했다. 인하된 보수율을 반영해도 삼성자산운용이 0.74%로 가장 높다.

또한 인버스 ETF에서도 한국투신운용 0.30%, 미래에셋자산운용 0.70%, 우리자산운용 0.83%의 보수율을 각각 유지하고 있어 삼성자산운용 보수율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A 운용사 관계자는 "그동안 'KODEX 레버리지ETF'의 보수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다"며 "거래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ETF의 이점인데 높은 보수율을 책정하는 것은 ETF시장 전체에도 좋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파생형으로 일반 인덱스 추종 ETF보다 구조가 복잡하다"며 "아시아 최초 상품인데다 지난 2010년 당시 원가 계산에 의해 책정되다 보니 다소 높은 보수율이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보수율이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은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도 비슷하게 제기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 ETF'의 보수율은 0.35%로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중 가장 높다.

특히 0.15%의 보수율을 책정한 미래에셋자산운용과는 두 배 넘게 차이난다. 교보악사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도 0.2%대의 보수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유리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 역시 0.3% 초반의 보수율이 책정돼 있어 삼성자산운용보다 저렴하다.

B 운용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의 경우 낮은 보수율이 삼성으로 쏠려있는 ETF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인 만큼 단순히 이들의 보수율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삼성이 ETF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율로 돈을 버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이번 ETF보수율 인하와 관련해 타 운용사들의 보수율 인하 움직임은 없을 전망이다.

C 운용사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ETF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삼성 정도일 것"이라며 "워낙 보수가 적은 상품인데다 대부분 운용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작한 사업인 만큼 수수료 인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