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가파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공격적인 통화 완화에 이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비둘기파적 스탠스에 자금 유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나타냈다. 지난 8일과 9일을 제외하면 지난달 25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사자'를 보인 셈이다.

외국인은 최근 6거래일 동안 1조7천768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미국 FOMC 결과가 나온 전일 하루에만 약 7천억원 이상을 담았다.

FOMC 위원 17명의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앙값(median)은 0.75~1.00%로 나왔다. 현재 금리 수준인 0.25~0.50%에서 Fed가 금리를 25bp씩 두 차례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발표 속에 외국인 투자 심리가 살아난 셈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커진 가운데 달러-원 환율의 급격한 하락세도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원은 종가 기준 지난 10일까지 1,200원대 위에 머물렀으나 11일 1,192원으로 하락한 데 이어 전일에는 1,172원까지 내려앉았다. 원화의 가파른 강세 전환에 외국인의 환차익 기대 심리가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ECB 정책 발표에 이어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기대도 확산하며 글로벌 증시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금은 적어도 6월까지는 계속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정책기조가 위험자산 선호현상을 당분간 지속시킬 것"이라며 "외국인도 자연스레 국내 주식 순매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추가 매수 여력은 달러-원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분간 달러화의 약세 흐름 속에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 강세 환경이 이어지겠지만, 달러화의 하락세가 기조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게 일부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달러-원이 지난 2월 1,230원선 위에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최근 크게 떨어지며 외국인 매수 심리가 살아났다"면서도 "현재 환율 수준 자체가 주식 매수에 크게 매력적인 레벨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원의 추가적인 하락세가 제한되고 현 수준 근방에서 안정된다면 외국인도 다시 관망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추세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펀더멘털 모멘텀"이라며 "정책 모멘텀에 기대를 샀던 글로벌 증시가 그 추세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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